▶ 마스크 안쓰고 한인회 찾는 민원인 늘어, 일부마켓 계산대 거리두기 무시 자주 목격
▶ LA 신규 확진자 늘고 있어 위험천만 지적

22일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의 여행사와 미용실 등이 굳게 닫혀 있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행정명령의 여파를 실감케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이에 따른 ‘스테이 앳 홈’ 행정명령이 장기화되면서 한인사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마스크 착용’과 ‘6피트 거리두기’ 등 보건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한인들이 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19일 발령된 자택대피 및 이동제한령이 연장돼 두 달 째로 접어들면서 이에 답답함을 느끼는 한인들이 많아지고 비즈니스들의 영업 중단 피해도 계속 커지면서 코로나19 봉쇄령 해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성급하게 경각심이 풀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업수당 신청, 연방 지원금 등과 관련해 하루 40여명에게 직접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LA 한인회의 제프 이 사무국장은 “최근들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열이 있는데 방문하거나, 위생 수칙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놓고 무시하는 민원인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이 외에도 몇몇 사례를 바탕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인들의 경각심이 많이 느슨해 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비영리단체 관계자도 “한인타운 교통량이 부쩍 늘었고, 일부 마켓에는 손세정제가 비치돼 있지 않고, 계산대 줄 간격도 지키지 않는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LA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40)씨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택 근무로 집에만 있고 주변에 코로나19에 걸려 심각하게 고생하는 사람도 없다 보니 경각심이 느슨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집에 있는 시간이 답답해지며 외출도 좀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출 때가 절대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LA 카운티 보건국 측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여전히 매일 늘어나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집에 머물기 등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마켓과 식당 등 필수 업종 고객과 직원들에 대한 LA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LA 카운티 정부 직할지역을 포함한 카운티 전역으로 확대되고, 글렌데일과 베벌리힐스 등 일부 시정부들의 경우 모든 주민들에게 외출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새 규정을 발표하는 등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강화된 상태다.
반면 타주 등 남가주 이외의 지역에서는 제한적으로 영업 재개가 시작되면서 조심스러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업주들은 영업 재개를 다행으로 여기면서도 손님과 직원이 감염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NBC방송은 22일 영업 재개를 앞둔 조지아주 일부 사업주들을 인터뷰해 이들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및 위생 지침 준수를 전제로 미용실과 체육관, 네일샵, 마사지샵, 문신샵 등의 영업 재개를 허용한 상태다. 포장과 배달주문만 가능했던 식당도 27일부터 매장 내 식사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NBC는 “일부 사업주들은 영업을 재개하고 해고를 피할 수 있게 돼서 환영하고 있으나 다른 쪽에서는 손님과 직원들을 보호하는 데 충분한 지침이 제시된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각 지역 정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지아주에서 감염 사례가 많이 나온 올버니시의 보 도로 시장은 “주지사의 결정은 위험한 것”이라며 “우린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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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