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나.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지난 주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만을 넘어섰다. 집계된 사망자수는 5만300여명. 불과 한 달 반 만에 확진자수가 10만을 돌파한 후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중국에서는 더 이상 확진자수가 늘지 않고 있다. 감염 확진자 8만2,294명에, 사망자는 3,310명이다’- 코로나19의 진앙지, 중국정부의 공식적 발표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마침내 승리, 지난 3월22일 이후 감염 확진자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거다.
그 발표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편적으로 전해지는 중국발 소식들은 전혀 다른 그림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한의 화장장에는 유골함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다. 그 유골함만 계산해도 우한에서의 사망자만 최소 4만2,000여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데도 베이징의 공식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8만여 명 감염에 3,000여 명 사망’이란 피해만 내고 시진핑 영도 하의 중국공산당은 바이러스와의 인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자화자찬으로 바쁘다.
그뿐이 아니다. ‘마스크 외교’라고 했나. 마스크와 각종 의료장비 해외지원을 통해 중국적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알리는 선전선동에 혈안이 돼있다. 이와 동시에 펼치는 것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미국이라는 역정보 전쟁이다.
적반하장도 지나쳐 스스로 만든 가짜뉴스에 기고만장해 있다고 할까. 그 중국공산당에 미국의 정보계가 마침내 반격에 나섰다. ‘CIA 등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코로나19의 감염경로 등을 추적한 결과 베이징이 발표한 감염자수는 의도적으로 축소한 가짜 숫자로 결론을 내렸다’라는 보도가 터진 것.
먼저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후 뉴욕타임스, 타임, 뉴스위크 등의 보도가 잇달면서 중국에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희생됐는지 의혹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나. 타임지는 최소 8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연구기관마다 10배, 또는 40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서로 다른 계산을 내놓고 있다. 그중 비교적 보수적 수치를 제시한 기관은 홍콩대학 연구진들이다.
중국이 7만5,000건 감염 케이스를 발표한 지난 2월20일 현재 확진자수를 23만2,000명으로 잡은 것. 이후 감염속도를 계산에 넣을 때 감염자수는 쉽게 수십만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정보계도 중국의 감염 확진자는 공식발표보다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정확한 수치는 아무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정부 자체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모르고, 또 애써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체제수호란 명목으로 전체주의적 책략을 구사한다. 그에 따르는 인명손실의 전모를 중국공산당 정부는 결코 밝히지 않는다는 거다.
1989년 천안문사태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나. 당시 중국공산당 정부는 폭도들에 의해 군인들이 희생됐다는 발표만 했다. 20여년이 지난 후 최소 1만명 이상의 학생과 시민들이 희생됐을 것이란 비공식 추정치가 인권단체들을 통해 나왔다.
1960년대와 70년대 문화대혁명 시 희생자에 대한 공식보고도 없다. 역시 2,000만 정도란 비공식 추정치뿐이다. 50년대 대약진운동 피해자도 최소 4,500여 만이란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1949년 공산당 통치의 신중국 성립 이래 중국사회를 짓눌러 온 것은 국가폭력과 사회적 공포다. 탱크로 깔아뭉개는 국가폭력은 중국사회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힘을 과시했다. 거기에다가 전면적인 정보차단과 허위적인 선전선동은 절대다수 국민은 물론 대부분의 관리들조차 실제상황이 발생해도 알 수 없게 했다.
4,000여만이 죽어가도 통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밀은 바로 폭력과 기만에 있던 것이다. 그 국가폭력과 정보통제는 시진핑 체제 들어 더 잘 유지, 발전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때문인가. 전 도시 폐쇄령이 내려진 지난 두달여 동안 우한시민들을 짓눌렀던 공포는 이런 것이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보도) “14억 중국인민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킨다는 명목으로 공산당은 우한시민 전체를 통째 희생시킬 수도 있다.”
그러면 시진핑 체제는 코로나19 위기를 돌파, 공산당 통치 중국의 역량을 온 천하에 알리는 선전선동 전쟁에서 승리를 한 것인가.
“아니 깨어지기 쉬운 게 1인 독재 시진핑 체제임을 새삼 드러냈을 뿐이다.” 중국문제 전문가 민신페이의 진단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러난 그동안의 민심, 다름 아닌 중국의 중산층의 공산당에 대한 불신은 비등점을 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우닝 가가 격노했다.” 영국에서 전해지는 뉴스다. 전 세계인을 죽음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주범이다. 그런 중국공산당이 유감표명은커녕 ‘마스크외교’를 통해 뻔뻔한 선전선동을 펼치고 있는데 대한 영국조야의 반응은 격분에 가깝다는 보도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등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작동도 되지 않는 불량 의료장비를 공급하면서 쓴 소리를 해대는 오만한 중국에 진저리를 내고 있다.
부메랑 효과라고 할까. 마스크외교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중국공산당의 그 시커먼 진면목이 재삼재사 드러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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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