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러프, 홀을 노릴 것인가? 탈출할 것인가?

2020-04-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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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휘어지는 샷으로 인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페어웨이를 벗어난 볼이 멀리 도망가지 않았거나 러프 위에 살짝 걸쳐졌다면 다행이겠지만, 반대로 잔디 깊숙이 숨어버렸거나 엉뚱한 곳에서 발견돼 좋지 않은 라이와 맞닥뜨렸다면? 볼을 찾은 것만으로도 한숨 돌릴 수 있겠지만, 위기를 모면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는 어떤 공략이 필요할까? 좋지 않은 라이와 깊은 풀을 뚫고 홀을 노려야 할까? 아니면 일단 샷하기 좋은 페어웨이로 레이업하는 것이 좋을까? 러프에서의 트러블 상황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홀이 시야에 들어온다면 홀을 향해 샷할 것! 단, 러프에서 샷하는 만큼 헤드가 잔디에 감기는 것을 고려한 셋업과 스윙이 필요하다.


잔디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는 스윙을 갖췄다면 과감히 홀을 노려라. 그러나 홀이 보이지 않거나 스윙스피드가 느린 골퍼라면 페어웨이로 레이업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판단이다.

러프 깊숙이 볼이 들어간 상황에서 김하늘이 선택한 공략법은 홀을 직접 노리는 것이었다. 어차피 볼이 잔디 속에 숨어버렸다면 홀을 노리는 것이나, 페어웨이로 레이업하는 것이나 두 경우 모두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때에는 정확한 볼 타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미스샷을 줄여 러프를 한 번에 탈출함과 동시에 홀을 공략해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하늘은 “잔디에 클럽이 감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셋업을 조정하고 이어 러프 탈출이 용이한 스윙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잘 정리된 페어웨이와는 달리 깊은 러프에서는 일반적인 스윙으로 거친 잔디 속을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 클럽이 잔디에 감겨 정확한 임팩트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깊은 러프에서 홀을 공략하려면 스윙에 변화를 줘야 하며, 이를 위한 셋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먼저 클럽은 평소 거리보다 한 클럽 길게 잡는다. 이어 왼발과 헤드를 약간 연 상태로 어드레스를 취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아웃사이드-인 스윙 궤도를 만들어 스윙을 좀 더 가파르게 만들기 위해서다. 가파른 스윙은 헤드가 잔디에 감기는 것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스윙은 볼이 오른쪽으로 휘어질 수 있으므로 홀 왼쪽을 에이밍하는 것이 좋다. 김하늘은 “러프에서는 잔디와 헤드의 마찰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그립을 견고하게 잡고 강하고 가파른 스윙으로 잔디를 힘있게 뚫고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라이가 불안정해 정확한 자세로 스윙할 수 없다면 홀 공략보다 페어웨이를 향해 레이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정확한 임팩트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불안한 자세로 스윙할 경우 미스샷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서다.

주의할 점은 스윙의 강도다. 레이업을 선택했다고 해서 가볍게 볼을 때리려 했다가는 한 번에 탈출할 수가 없다.

깊은 잔디 속의 볼은 생각보다 잔디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럽을 강하게 휘둘러 한 번에 탈출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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