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150여국으로 번지면서 세계경제는 침체나 공황으로 갈 수 있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국가들에 어떤 정치적 영향을 주게 될지,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은 아직도 자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라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소셜미디어들은 미국 군인이 바이러스 발생에 연관이 있다는 소문을 퍼트린 바 있다.
하지만,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중국의 우한시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 12월 우한시 당국은 코로나 확진자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그래서 ‘우한 바이러스’라고도 불렀다. 트럼프는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부른다. “중국에서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 공산당의 영문기관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트럼프가 코로나 전염병 대처에 실패한 사실로부터 미국인들의 시선을 중국에 대한 공격으로 돌리려는 수법” 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미 양국은 자국에 주재하던 양국의 일부 언론종사자들을 추방하는 등 양국관계가 긴장되고 있다. 중국은 무역전쟁 등 미국과의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트럼프가 중국에 여러모로 타격을 가한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트럼프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언론의 일부는 트럼프의 “중국 바이러스” 발언을 두고 “중국계 미국인들과 아시아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그의 인종차별 의식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아마도 코로나19 초기방역에 부진했던 데 대한 책임회피의 일환으로 그런 표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지적한 것처럼 중국은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던 초기에 투명성을 보이지 않았고, 외국에 경고도 하지 않았다.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알린 것은 12월 20일이었다. 중국이 일찍 투명한 조치를 취했으면, 각 나라들이 대책을 조기에 강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코로나 발생지인 우한에서 새로운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검역해제 대상자들의 수가 증가하는 것은 다행이다. 한국은 처음부터 중국과 교통차단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적극적인 진단 검사와 투명한 각종 대책을 통해서 비교적 방역통제를 잘 하고 있는 나라로 분류된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의 비율도 낮은 편이다.
코로나19가 한국정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선 다가오는 총선에서 여당과 야당 어느 쪽에 도움을 줄지는 분명치 않다. 한국은 4월 15일로 예정된 총선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 참가율은 예년보다 낮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느 한 정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북한도 코로나 방역작업을 계속하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시의 새로운 종합병원 건설 시공식에 나타났다. 그리고 열악한 북한의 의료실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에는 김여정 로동당 중앙당 부부장이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냈음을 발표하면서 “두 지도자간의 친분이 여전함”을 확인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미국이 협조할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트럼프는 취임 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재선 전망이 흐려졌다. 트럼프가 내거는 것은 경제사정의 호전이다. 취업률 증가, 실업률 저하, 증권시장 상승 등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런 호재들이 모두 코로나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미국은 4년마다 공화, 민주 양당의 대통령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연다. 그러나 금년은 수천명의 대의원 참석이 없는 TV 쇼로 대체해야 할지도 모른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이 후보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아직 예선을 치르지 않은 주들의 일부가 예선일정을 연기한 상황이다. 만약, 트럼프가 낙선할 것이라면, 북한은 버니 샌더스를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샌더스가 북한에 신축성을 보인다 하더라도 그가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트럼프가 재선에 불리한 상황이 계속되면, 11월 선거 자체를 연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김정은은 바이든의 당선보다, 대선연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세계 각 곳에서 출입금지, 폐쇄, 취소 등 각종 코로나 방역조치의 제약들로 계속 불편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의 전염병 재앙도 과거의 재앙들처럼, 때가 되면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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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