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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공포 일단 진정…“돈풀기가 마법탄환 아냐” 회의론도

2020-03-25 (수) 김영필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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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채 매입 등 전례 없어, 금융 불안해소 첫걸음 기대

▶ 투자부적격 채권 제외 한계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23일 발표한 무제한 양적완화(QE) 조치에 월가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공포의 먹구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무제한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있지만 금융 시장의 불안을 걷어내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이날 연준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고 회사채를 매입한다고 발표하자 월가가 발칵 뒤집혔다. 놀란 이유는 연준이 회사채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준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이다. 조니 파인 골드만삭스 투자등급 채권 헤드는 “전례가 없는 조치”라고 했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준은 이날 사실상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꺼내 들며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구체적으로 연준은 기업과 가계에 3,0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회사채의 경우 향후 일정이나 세부 방식이 나오지 않았지만 투자적격 등급 채권과 ETF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의 회사채 시장은 약 9조5,000억달러다. 마켓워치는 “ETF는 여러 채권을 담고 있기 때문에 한 번의 거래로 여러 기업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번 조치가 회사채 시장에 숨통을 터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한계도 거론된다. 연준은 한 ETF의 20%, 개별 회사채의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연준이 투자등급 채권만 사들인다고 밝힌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은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투자부적격 채권의 핵심 비교기준(벤치마크)이 되는 ICE BofA 하이일드 인덱스는 미 국채보다 무려 10.09%포인트나 높게 마감했다.

연준의 무한 양적완화 발표 직후 뉴욕 주식 시장에서는 동요가 있었지만 공포감에 주식을 비롯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을 팔아치우던 투자자들을 진정시켰다는 분석이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5.6%(83달러) 상승한 1,567.60달러에 마감했다. 연준의 과감한 조치가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진정시키며 심리적 안도의 시간을 벌어줬다는 평가다. 24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7% 이상 폭등하고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연준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 의지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은 결과다.

23일 연준의 파격 행보에도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 안팎씩 하락했지만, 다음날 개장과 함께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 증시의 하락은 미 상원이 공화당이 마련한 경기부양책 패키지 법안 처리를 위한 표결에 들어갈지를 결정할 절차투표를 진행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46표로 또다시 부결된 영향이 컸다. 전날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양측이 계속 협상을 벌인다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24일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6.15%, 4.89% 상승 출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과의 합의에 가까워졌으며 수정안이 조만간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현재 민주당이 병원과 주 및 지방정부 등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부양책 규모가 2조달러까지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조5,000억달러 규모의 별도 지원책을 공개했다. 안을 보면 △개인 1,500달러, 5인 가족 기준 7,500달러 현금지급 △중소기업에 5,000억달러 무이자 대출 및 보증 △의료시설 1,500억달러 지원 등이 뼈대다.

다만 연준의 조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캐피털 수석 투자전략가는 “통화정책은 마법 탄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영필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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