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인 커뮤니티 장학금으로 희망 찾아
2020-03-24 (화) 04:22:19
하은선 기자
▶ 2008년 LA고교 장학생 석건혜씨
▶ LACC·코넬대·노스 다코타 의대 졸업, 메이요 클리닉 본원 가정의학 레지던트
“절박했던 순간 한인들이 주신 희망 선물로 어릴 적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올해 노스다코다 의대를 졸업하는 석건혜(31·미국명 그레이스)씨는 지난 2008년 ‘코리안 커뮤니티 장학금’을 받았던 LA 고교 우수 졸업생 중 한 사람이다. 당시 18세이던 그녀는 UCLA 등 명문대 입학 허가증을 받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12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본원에서 가정의학 레지던트를 밟으며 의사의 길로 들어선다.
석씨는 “고교시절 교환학생으로 1년을 지내며 미국은 열심히 공부하면 길이 있겠구나. 의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인들에게 너무나 고마운 장학금을 받고 UCLA에 진학하는 대신 LA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학점을 이수해 코넬대 생물학과에 편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온 유학생(F-2) 신분이기 때문에 거주민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보다 3배나 많은 학비를 내야 했다. 1년에 3만 달러가 넘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녔지만 학자금 보조와 학생 융자 등은 영주권자와 시민권자가 아니여서 혜택을 받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한인들이 준 희망의 선물은 그녀의 인생에 행운의 여신까지 미소 짓게 해주었다. 그녀가 LACC를 다니는 2년 동안 아버지가 목회자로 이민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신분 문제가 해결되었다. 21세 이전에 영주권을 받게 되면서 명문 사립대 코넬대에서 학자금 보조를 받을 수 있었다.
석씨는 “대학 졸업 후 LA 암센터(LA Cancer Center)에서 일하면서 의대 진학 준비를 했다”며 “당시 한인 어르신들을 많이 만났고 반드시 의사가 되어 한인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미국 의료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아버지 석성유 목사는 현재 노스 다코타주 그랜드폭스 한인소망교회 목사이다. 항공학과가 유명한 도시여서 유학생들이 많은 이 도시에서 석성유 목사가 목회 터전을 잡으면서 어머니와 동생들 모두가 이사를 왔고, 그녀는 대학 졸업 4년 만인 2016년 노스 다코타대 의과대학에 진학을 했다.
석씨는 “의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기에 의대 공부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앞으로 레지던트 3년 과정을 수료하면 프라이머리 케어 닥터가 되어 다시 LA 한인 커뮤니티에 돌아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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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