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우리는 뛴다
▶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생활속에서 활용, 타인과 6피트 이상 거리 둔다는 조건으로 허용
에릭 김씨 부부가 22일 오전 행콕팍의 주택가에서 6피트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가볍게 조깅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22일 오전 LA시의 주택가를 한인 모녀가 6피트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걸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자제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행콕팍의 주택가에서 한 가족이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사태로 LA시와 카운티 전역에서 주민들의 외출을 자제하고 필수적이지 않은 대다수 비즈니스의 영업을 중단토록 하는 ‘세이퍼 앳 홈(Safer at Home)’ 행정명령이 19일 자정부터 긴급 발동되면서 시민들의 스포츠 및 여가 활동도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피트니스 센터와 YMCA, 골프장, 수영장 등 모든 스포츠 시설이 문을 닫은 가운데 LA시민들은 현재 산보와 자전거타기, 하이킹, 조깅 등 개인에게 허용되는 운동을 생활속에서 활용하면서 답답함을 달래고 있디. LA시당국은 현재 자연환경에 운동목적으로 가는 것을 타인과 6피트 이상 거리를 둔다는 조건으로 허용되고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에릭 김씨 부부는 지난 20일 오후부터 미용실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한동안 집에만 있다가 건강을 돌보기 위해 야외 스포츠 활동으로 눈을 돌렸다. 평소에는 영업이 끝나면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러닝 머신과 근육 운동을 해왔지만 이젠 야외활동밖에 할 수가 없는 상태여서 행콕팍의 주택가를 걷거나 뛰면서 체력강화에 나섰다.
에릭 김 씨는 “이민 생활 20여년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했는데 이렇게 휴가아닌 휴가가 주어진 것이 황당하다”고 밝혔다. 부인 유리 씨는 “실내에서만 생활하다보니 정신건강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 주변 주택가를 조깅도 하고 외곽 지역의 호수도 방문하는 등 그간 지친 심신을 다독이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 부부는 “당장 미용실을 열지 못하니까 나중에 렌트비 등 비즈니스 손실을 어떻게 복구할지 막막하지만 모두가 같은 상황이라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차라리 이번 기회에 충분히 쉬면서 체력을 다져 나중에 비즈니스가 재개됐을 때 건강한 몸으로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0일 근무하던 다운타운의 의류회사에서 한달간 직장이 문을 닫으니 23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제인 윤 씨는 “비록 비즈니스가 문을 닫았지만 집에서라도 유튜브를 보면서 근육, 요가 등 실내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사인 엘렌 오 씨는 “YMCA에 등록을 해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해왔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밖에 나가는 것도 꺼려진다”며 “집에 있는 러닝머신에서 뛰면서 이럴 때 일수록 몸과 마음이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패사디나 로즈보울의 3.1마일 도보구간에는 평소처럼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돌보고 있다. LA 그리피스 팍에도 평소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가족이나 커플 단위로 찾아 걷거나 그네타기를 하는 등 코로나19로 긴장된 심신을 달랬다.
특히 자녀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고 실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것을 감안해 가족단위로 걷거나 하이킹을 하는 사례들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이밖에도 베니스비치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거나 서핑을 즐기는 청소년들도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면 집에만 머물러 고립감 등으로 정신건강이 약해지면서 면역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육체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며 “외출을 자제하는 가운데에도 실내외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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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