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물 30% 급감…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 요동’

2020-03-20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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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업용 가치 24%나 하락 “6개월 정도 추이 살펴야”

매물 30% 급감…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 요동’

코로나19 사태가 주택과 상업용 등 남가주 부동산 시장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AP]

남가주 부동산 시장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주택 시장의 매물이 급격하게 줄어드는가 하면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는 등 요동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남가주 부동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된 코로나19의 확산 현상은 뉴욕 주식 시장을 최악의 폭락세로 몰아간 데 이어 이제 부동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LA 데일리 뉴스는 부동산 정보 전문업체 ‘리포츠온하우징’의 자료를 인용해 LA 카운티를 비롯해 6개 남가주 카운티에 나온 주택 판매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리포츠온하우징에 따르면 지난 5일을 기준으로 남가주 6개 카운티 내 매매 현황을 추적 조사한 결과 매물로 나와 있는 주택 수는 모두 2만 9,659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0%나 줄어든 수치다.

카운티 별로 살펴 보면 LA 카운티의 경우 매물 주택 수는 8,648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떨어졌다. 오렌지카운티 내 주택 매물 수는 4,161채로 35%나 급감해 가장 많은 낙폭을 기록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주택 매물 수눈 6,762채로 27%나 하락했고,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4,396채의 주택 매물이 있어 25%의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 시장뿐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에도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업체 ‘그린 스트릿’의 조사 결과 지난 2월 21일 이후 남가주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평균 24%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 스트릿은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매입액을 기준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부동산투자신탁 주식 가치가 35%나 하락했는데 이를 상업용 부동산 가치로 환산했을 때 24%의 가치 하락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업용 부동산은 시니어 관련 건물로 49%나 가격이 떨어졌다. 이어서 요양 관련 건물로 38%의 가격 하락을 보였다.

이 같은 남가주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동인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이 꼽히고 있다.

특히 LA 카운티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이 발생하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매물로 내놓았던 주택들을 다시 거둬 들이면서 가뜩이나 심화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역시 코로나19 확산이 되면서 직장을 잃거나 수입이 줄어든 테넌트들이 렌트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가치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의 변화에 원인으로 단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속성상 최소 6개월 정도의 추이를 보아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파이오니아 부동산 스티븐 김 대표는 “주택 시장의 매물 부족과 고가 주택 판매 저조, 상업용 부동산 거래 부진 등 일부 코로나19에 의한 현상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탄탄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처럼 부동산 시장도 급변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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