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빼기 넘어 몸매 가꾸기…정상체중도 ‘지방흡입’ 많아

2020-02-25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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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 교정용과 비슷한 비중 복부·팔·다리 순으로 수술

▶ 1~2일이면 일상생활 복귀, 2~3개월후 목표 몸매 가능

살빼기 넘어 몸매 가꾸기…정상체중도 ‘지방흡입’ 많아

이선호(왼쪽) 글로벌365mc병원(대전) 대표병원장이 외부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하지방을 캐뉼러로 빨아내는 지방흡입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365mc]

살빼기 넘어 몸매 가꾸기…정상체중도 ‘지방흡입’ 많아


복부·팔뚝·허벅지 등의 피하지방은 웬만한 운동이나 다이어트로도 빼기가 쉽지 않다. 우리 몸이 비상시를 대비해 에너지를 축적해두는 부위여서 지방세포가 많은데다 유산소운동·다이어트로는 지방세포의 크기만 줄일 뿐 그 수를 줄이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세포를 얼리거나 고주파·레이저 열로 파괴한 뒤 1~3개월가량의 대사과정을 거쳐 슬림해지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피하지방층에 특수 용액을 주입해 지방세포를 분리·파괴한 뒤 캐뉼러로 빨아내는 지방흡입 수술이나 시술(LAMS)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비만 관리에 집중해온 전국 16개 365mc 병·의원의 경우 지난해 여성 2만2,600여건, 남성 약 4,700건의 지방흡입 수술이 이뤄졌다. 여성은 복부·팔·다리·등, 남성은 복부·다리·팔·가슴 순으로 많았다. 최근 남성 고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여성이 남성의 5배가량 된다. 연령대별로는 40~50대 등도 늘고 있지만 여성은 20대(62%)와 30대(23%), 남성은 30대(41%)와 20대(32%)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선호 글로벌365mc병원(대전) 대표병원장은 “지방흡입 수술·시술에 대해 비만한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비만인 분과 정상체중인 분들의 비중이 비슷하다”면서 “표준체중이거나 날씬한 분들도 체형을 바꾸거나 더 날씬해지기 위해 수술·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방흡입 수술·시술의 원리는 같다. 다만 수술은 수면마취(정맥주사 전신마취), 시술은 부분마취(피하지방에 주사) 상태에서 이뤄지고 지방흡입에 사용하는 캐뉼러의 직경, 지방흡입량 등에서 차이가 난다. 캐뉼러의 직경은 수술이 4㎜, 시술이 1.6~2㎜ 정도. 수술은 캐뉼러를 피하지방층으로 밀어넣기 위해 피부를 3㎜ 정도 절개하고 수술 후 2~3바늘 꿰매며 2주 뒤 실밥을 푼다. 반면 시술은 피부에 직경 1㎜가량 구멍을 뚫어 진행하고 2~3일 뒤 딱지가 생기면서 메워진다.

수술은 수면마취 상태에서 진행하므로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피하지방층의 80~90% 이상 제거를 목표로 한다. 진피 바로 아래와 근육 바로 위 3~5㎜씩만 남기고 피하지방을 뽑아낸다. 반면 시술은 부분마취 후 시행하는데 너무 깊거나 피부와 가까운 피하지방을 흡입할 때 환자가 통증을 느끼므로 지방흡입량이 대개 수술의 33~50% 수준이다.

이 병원장은 “사람마다 근육량·골격 등이 다르고 지방흡입 시술의 경우 부분마취 상태에서 통증을 견디는 정도가 달라 지방흡입량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어느 쪽이든 남겨둔 피하지방층끼리 붙으면 지방 무게·부피 때문에 처졌던 피부가 땅겨지고 몸매가 슬림해진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지방흡입 수술·시술에 대한 이 병원장과의 일문일답.

-어떤 분들이 지방흡입 수술·시술을 받나.


△다이어트에 반복적으로 실패하거나 체중을 빼지 않고도 국소적으로 지방을 제거하려는 경우, 체중감량보다는 체형 교정을 원하는 경우 등이다.

-수술 후 일상생활 복귀까지 얼마나 걸리나.

△1~2일 정도다. 팔 등 간단한 부위를 지방흡입 수술한 경우 다음 날 등교·출근할 수 있다. 지방흡입량과 부위가 크다면 하루 정도 쉬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통증은 3~4일 정도면 해소된다.

-목표로 했던 체형·몸매는 수술·시술 후 언제쯤 달성되나.

△10명 중 9명은 2~3개월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원래 부기가 심한 분 등은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수술·시술 후 부종·멍·뭉침 현상이 따른다고 하던데.

△피하지방층에는 모세혈관이 분포돼 있는데 지방흡입 과정에서 혈관들이 손상돼 출혈이 생기고 멍이 든다. 수술 전 피하지방층에 투여하는 특수 용액이 지방조직의 삼출물, 림프액과 합쳐져 부종도 생긴다. 부기가 빠지는 데 팔은 한 달 보름, 복부·허벅지 등은 2~3개월 걸린다. 다만 부어도 수술 전보다 굵지는 않다.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섬유질이 만들어져 딱딱하고 울퉁불퉁해지는 뭉침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이는 가장 불편해하는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워지지만 섬유성 지방이 많은 아랫배가 가장 뭉침이 심하다. 캐뉼러를 움직이면서 지방을 흡입하는 과정에 남아 있는 조직이 많이 손상됐을수록 뭉침 현상이 심하다.

-키 160㎝인 여성의 경우 체중 55~60㎏이 ‘일반 체형’이라고 하던데 이런 여성이 지방흡입 수술을 받을 경우 부위별 지방흡입량은.

△근육량·골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팔 400~500㏄, 복부 1,500㏄, 허벅지 1,500~2,500㏄ 정도다. 비만(체중 80㎏ 이상)이면 뽑는 지방량이 2~3배 늘어난다.

-빼낸 지방량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는 크지 않다고 들었다.

△지방은 비중이 가볍다. 3,000㏄를 뽑아내면 체중은 1㎏ 정도 빠진다.

-지방흡입 수술·시술 때 투여하는 특수 용액은.

△염화나트륨 농도가 인체의 절반 수준인 용액(지혈제·마취제 등 혼합)을 쓴다. 삼투압 효과로 용액이 지방세포 속으로 밀려들어가 세포를 터뜨린 뒤 캐뉼러로 직접 빨아낸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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