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범 정신건강 카운슬러
우리는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하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으며 자란다. 어르신들의 말씀은 틀리는 법이 없다.
한국인은 우리의 아이덴티티 이기 때문이다.
아이덴티티 (Identity)를 사전에서 찾으면 자기 동일성(自己同一性)이라고 번역이 된다.
즉, 아이덴티티는 자아(自我, ego)라는 말이며 자아는 생각, 감정 등을 통해 외부와 접촉하는 행동의 주체로서 '나 자신'을 말한다.
나 자신에게 자긍심(self-esteem)을 갖는 일은 인간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내면의 힘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 중요한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문화(culture)가 한국에 존재하고 있다.
바로 폭력이다.
2019년 7월 8일자 매일경제 신문에는 "한국남편 무서워요" 이주여성 40% 폭력경험”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이혼, 결별중인 다문화 여성 10명 중 1명이 `폭행`이 이유라고 한다.
다문화 가정 만이 아니다.
한국 남성들의 폭력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였던가?
한국의 ‘매질문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2020년이 지금까지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나라의 얼굴이라는 국회에서 정치가들은 서로 주먹질을 하며 남편은 아내를 구타하고 엄마는 아이에게 손찌검을 한다.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사랑의 매’라는 명목으로 폭력을 정당화한다.
이런 문화는 우리 한국인들이 세계 어느 곳을 가도 계속된다.
여러 형태의 폭력을 경험하며 우리는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유지하기는 커녕 자꾸 움츠러들고 피하게 된다.
폭력은 필연적으로 지워지지 않는 상흔(傷痕)을 남긴다.
우리는 그 상흔을 트라우마(Trauma)라고 부른다.
우울증이나 자살, 불안과 같은 정신질환 환자들의 병력(病歷)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곳에는 언제나 폭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폭력의 장소는 예외 없이 가정(家庭)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가정폭력은 사회라는 경쟁의 전장(戰場)에서 돌아와 안식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를 한 개인에게서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가정폭력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기에 미국 대 도시에 거주하는 한인 사회 단체들이 가정폭력을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여기고 가정폭력 프로그램을 개설해 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미국에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오래 거주한 하와이에는 가정폭력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급한 일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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