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살짜리 어린이도 고혈압 환자?

2020-02-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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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과학 창시자 서성호 교수의 ‘알쓸신건’

고혈압 기준치가 불과 몇년 사이에 60mmHg (밀리미터 수은주)나 낮춰졌다. 2000년까지 고혈압 기준치는 수축기(혈압의 높은 수치) 혈압180mgHg였다. 그런데 이것이 점점 낮아져 2008년에는 130mmHg가 되었다거 지금은 120mmHg로 더욱 낮아졌다. 따라서 누군가 혈압이 120을 넘었다면 그 사람은 그 순간부터 고혈압 환자가 되어 평생 혈압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혈압 기준치는 단기간에 어떤 이유로 해서 이처럼 크게 낮춰진 것일까? 고혈압 기준치를 10mmHg를 내리는 순간 전 세계적으로 몇천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기는 셈이다. 환자가 늘면 혈압약을 만드는 제약회사의 판매와 수익이 늘어나는 것 당연한 이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약도 바로 혈압약이다. 이보다 더욱 놀라운 일은 최근 미국의 한 혈압 측정 권고지침에 “3세 이상의 모든 어린이는 혈압을 집단적으로 검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문구까지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고혈압증에는 ‘증’이란 말이 붙는데도 증상이 없다. 즉 아프다거나 괴로운 증상이 없다는 얘기다. 몸 어딘가 아픈 것도 아니고 단지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그러나 수축기 혈압이 200mmHg를 넘는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도 고혈압은 왜 위험하다고 할까? 가장 큰 이유는 ‘고혈압이 뇌졸증을 유발한다’고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고혈압은 그냥 방치하면 뇌졸증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거나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 예방차원에서라도 약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뇌졸증은 분명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이다.


뇌졸증은 암, 심장병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사망원인이다. 그러나 뇌졸증에는 세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알려지지 않았다. 뇌졸증은 뇌의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뇌의 혈관이 찢어져서 출혈을 일으키는 ‘뇌일혈 (뇌출혈)’ 뇌 표면의 혈관에 생긴 혹이 터져서 자주막이라는 수막 아래에 출혈이 발생하는 ‘자주막하 출혈’등으로 나뉜다. 일본의 경우 1999년 조사에 따르면 뇌졸증을 일으킨 사람 가운데 뇌경색은 84%, 뇌일혈은 13%, 자주막하 출혈은 3%였다. 이처럼 뇌졸중 중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뇌경색은 어떤 병인가?

우선 뇌 혈관에 작은 상처가 난다. 그러면 그 상처를 때우기 위해 상처부위에 혈액이 응고한다. 응고한 피딱지로 인해 작은 혈전이 생기면서 피의 흐름이 방해를 받거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흐르기 때문에 혈관은 더욱 상처가 나기 쉽고 따라서 혈전도 커져서 결국에는 혈관을 막아버린다. 이것이 바로 뇌경색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산소부족 상태에 빠지면 3-4분안에 뇌세포가 괴사하기 시작한다. 한번 죽은 뇌세포는 복원되지 않는다.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 해도 사지마비나 언어 장애와 같은 휴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흔히 뇌경색의 원인을 고혈압에서 찾는데 사실은 정반대로 혈압이 낮을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압을 높여 피의 흐름을 빠르게 함으로써 뇌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약을 먹고 있는 것일까? 1950년대까지는 중풍(뇌졸증)의 90%가 뇌일혈로 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는 뇌경색으로 인한 중풍이 80-90%로 늘고 이에 반해 뇌일혈은 현저히 감소했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왜 뇌일혈이 많았을까? 그것은 당시 영양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양상태가 안 좋으니 혈관이 약해져서 높은 혈압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영양이 개선되고 육체적인 노동이 감소함에 따라 뇌졸증에서 뇌일혈이 차지하는 비중도 10-20%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혈압 = 뇌졸증’의 이미지가 끈질지게 살아남아 뇌졸증 예방을 위해 전 세계에서 수억명이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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