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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웨이 타운 표지판 명칭 개명해야

2020-01-31 (금)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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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은 ‘코리아타운’ 시대를 개막했다. 그동안 거의 사장되다시피 한 이름인 ‘코리안 비즈니스 디스트릭’ 허울을 벗고 LA 코리아타운과 마찬가지로 OC에도 코리아타운으로 되살아났다. 한인 타운을 관통하는 가든그로브 블러버드 동서 선상에 설치된 2개의 표지석에는 ‘코리아타운’ 글씨와 함께 뒷면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풍물놀이와 광화문이 새겨져 있어 멋을 더하고 있다.

이같이 타운에 걸맞은 이름 변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직 OC 한인 상공회의소 회장들로 구성된 ‘상우회’(회장 최광진)의 힘이 컸다. 별달리 의욕을 보이지 않았던 당시 한인상공회의소 임원들을 설득해서 프로젝트에 끌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가든그로브 시의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냈다.

지난 1996년 타운 이름 선정 당시 한인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리틀 서울’ 또는 ‘코리아타운’이라는 이름을 원했지만 시 관계자들은 백인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가 예상된다는 이유를 들어 절충안으로 ‘코리안 비즈니스 디스트릭’으로 정한 것을 거의 10년 만에 바로잡았다.


타운 성장과 함께해온 상우회 회원 들은 올드타이머로 한인타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었다. 대부분 70대 중후반인 이들은 타운을 개척한 1세로서 2세에게 올바른 타운 이름을 물려주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상우회에서 마무리 지어야할 숙제가 한 가지 더 남아있다.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으로 들어오는 22번 프리웨이 서쪽 방향 브룩허스트, 동쪽 방향 매그놀리아 출구 근처에 타운을 알리는 녹색 표지판인 ‘코리안 디스트릭’(Korean District)을 ‘코리아타운’(Koreatown)으로 마저 바꾸는 것이다. 이 프리웨이 명칭 개명은 몇 년 전 이미 거론되었다.

지금은 폐쇄된 OC 한미연합회의 리처드 최 당시 회장(작고)과 한인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10명의 한인 단체장들은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인 커뮤니티를 상징할 수 있는 더 좋은 이름으로 바꾸자고 합의한 후 추진키로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한인 단체장들은 새로운 한인타운 이름을 공모로 선정하자는 등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으로 책임지고 일을 추진해야 할 OC한인상공회의소가 여러 사정으로 인해서 제구실을 못하면서 시작도 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시의원이었던 스티브 존스(현 가든그로브 시장), 자넷 누엔(전 OC 수퍼바이저), 앤드류 도(전 가든그로브 시의원, 현 OC 수퍼바이저) 등과 같은 정치인들도 가세해 개명을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프리웨이 사인판(2004년 설치)은 현재 베트남 타운을 상징하는 ‘리틀 사이공’ 사인판 옆에 나란히 서있다. ‘리틀 사이공’ 하면 베트남 타운이라는 것을 금방 인식할 수 있지만 이에 비해 ‘코리안 디스트릭’은 어색하다. 미 전국 어디에 가도 코리아타운을 알리는 프리웨이 이름에 ‘디스트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지역은 없다.

상우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타운 이름을 변경했기 때문에 현재 있는 프리웨이 표지판 명칭을 바꾸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상우회 측은 향후 가든그로브 시와 교통국 관계자들과 시에서 미팅을 하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예산은 타운 표지석 이름을 변경할 당시 모금해놓은 기금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예산은 현재 한인상공회의소 어카운트에 보관 중으로 조만간 상우회로 옮겨서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프리웨이 사인판을 개명하면 한인타운 명칭 변경은 마무리된다. 한인 1세 상공인들이 해야 할 일은 마무리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인 단체들은 이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 같다. 22번 프리웨이 사인판이 ‘코리아타운’으로 빠른 시일 내에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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