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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

2020-01-20 (월)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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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벤치마킹(Benchmarking)이란 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고 도움이 되는 것을 배워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모방이나 복제를 통해 있는 그대로 도입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실제 유익한 것들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 것이 훨씬 좋아 보인다고 해서 여과 과정이나 분석도 없이 덥석 적용한다면 당연히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마치 몸에 좋은 약이라고 자신의 병의 원인이나 증상, 체질 등을 무시한 채 복용했다가 탈이 나는 것과 같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 가운데는 주변의 결과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입시전략에 큰 관심을 가지는 경우들이 많다. 그래서 입시에 성공한 부모나 학생들에게 묻는 질문들을 보면 너무 맹목적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질문들을 예로 몇 가지 들어보자. “고등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수강했나요?” “AP는 몇 개나 들었어요?” “입시전략은 어떻게 세웠지요?” 등 특별히 도움이 된다고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주변 학부모들이 전해주는 여러 이야기들이 함께 뒤섞이면서 나름 입시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얻었다고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녀의 입시준비를 독려하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자신이 들은 이야기들이 자기 자녀가 아닌 다른 집의 아이들이란 것이다. 내 아이와 다른 집 아이가 같을 수는 없다. 다른 집 아이가 드림스쿨에 합격한 이야기는 그들만의 계획과 그 아이가 가진 재능, 잠재성, 실력 등이 조화를 이뤄내 얻은 결과란 뜻이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이 전혀 다른 자신의 아이에게 남의 성공스토리를 그대로 반영하려 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미국의 대학입시는 숫자, 즉 성적이나 점수만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게 아니다. 대학이 봤을 때 잠재성이 뛰어나고 대학문화와 대학이 추구하는 이상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지원자라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면에서 훨씬 뛰어나 보이는 저 아이는 불합격되고 그 보다 못한 아이가 오히려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결과가 해마다 이어지는 것도 바로 이같은 대학의 입시정책 또는 선발방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도 이런 상황들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에 처음 학생과 상담을 할 때 손에 쥔 그 학생에 대한 정보외에 숨겨진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보려 애를 쓴다. 즉 숨겨진 재능이나 능력을 찾아내고 이를 밖으로 끌어 내면서 체계적인 입시준비를 통해 훨씬 탄탄한 지원자의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여기에 절대적인 조건은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깨닫고, 동시에 자가발전을 통해 목표와 동기부여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컨설턴트라도 대상인 학생이 움직이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말이다. 때문에 얼마 뒤 입시경쟁을 치러야 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다른 사람의 성공 스토리에 현혹되기 보다는 당장 우리의 상황을, 오늘의 현실을 먼저 깨닫는 게 우선이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장단점을 정확히 꿰뚫어 이를 개선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성공, 즉 합격이란 끝점에만 눈을 집중시킬 게 아니라 그 과정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아이의 성격과 특징을 잘 부합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내 아이와 성공한 다른 집 아이를 비교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너는 왜..” “쟤는 잘하는데…”란 식의 말을 하는 것은 될 일도 안 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아이의 기를 살려 주기는커녕 한 번에 밟아버리는 것과 같은 상처를 줄 수 있어서다.

모든 결과는 준비와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무리한 목표 보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한 결과에 대한 기쁨은 훨씬 크고, 반대로 실망은 적어진다. 후회 없이 임했기 때문이다. 물론 벤치마킹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것은 정말 유익한 것이 될 수도 있다. 대신 자기 것인지 아닌 지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사례가 자녀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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