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새해 목표

2020-01-10 (금) 12:00:00 안세라/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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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둘째아들을 출산했다. 첫째 때와는 달리 산후 회복기간도 훨씬 더 길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아이들을 재우고 집안일을 하려고 들면 같이 살고 있는 시어머님은 늘 혼을 내셨다. 아들 둘 키우는 일이 얼마나 피곤하고 힘이 드는 것인데, 집안일은 나중에 쉬엄쉬엄 하라며 무조건 쉬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잘 때는 한시라도 빨리 같이 자고, 집안일은 쉬고도 시간이 남으면 해도 된다고 나를 말리셨다.

그런데 같은 상황을 두고서도 친정어머니는 항상 반대로 말씀하셨다. 그거 좀 더 한다고 죽을 일은 아니니 애들 재워두고 집안일도 하고 자기계발 활동에도 게으름을 부리지 말라고 나를 밀어붙였다.

죽을 것같이 힘은 들어도 절대 죽지는 않을 거라며 내가 강인해지길 바라셨다.


두 분 말씀은 모두 일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정답도 딱히 없는 듯했다. 현실적으로 육아는 너무 벅찼고, 두 아이들을 돌보는 일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성실함’이라는 것이 ‘죽을 만큼 애를 쓰는 일’인지 ‘나를 챙겨가며 적당히 꾸준히 애를 쓰는 일’인지는 애매모호하지만, 적어도 나는 게으름피지 않고 부지런히 아이들을 돌봤다. 때때로 ‘나’라는 존재는 전혀 존재하지도 않는 듯해 슬프기도 했다.

2020년 올 한해는 어떤 목표를 세우는 것이 맞을까. 거대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성실하자’, 부지런하고 성실한 엄마가 되자고 다짐했다. 해는 바뀌었지만, 지난해와 변함없이 나의 목표는 ‘성실하자’이다.

<안세라/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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