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 전문가 6인의 올해 주택 시장 전망
▶ ‘낮은 이자율, 높은 수요, 매물 부족’, 주택시장의 과열 국면 진입도 우려도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P]
신규 주택 공급 부족으로 올해도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이 우려된다. [AP]
지난해 주택 시장은 ‘낮은 이자율, 높은 수요, 매물 부족’ 등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올해 주택 시장이 과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는 이야기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올해 주택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나타난 강한 회복세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과열 양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매체 포브스지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 6인과 함께 올해 주택 시장을 전망했다.
▲ 이자율 더 떨어질 수도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말 약 3.75%(30년 고정·프레디 맥 집계)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약 1% 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이자율 하락으로 지난해 말 재융자 신청이 크게 늘었고 연말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매 계약도 급증했다. 타이틀 보험 업체 퍼스트 아메리칸의 오데타 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및 주택 융자 업계에서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약 3.7%~약 3.9%의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라고 예측했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패니메이는 올해 이자율이 약 3.5%~약 3.6%로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온라인 대출 업체 ‘베터닷컴’(Better.com)의 션 훈트토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이자율 혜택을 받기 위한 재융자 수요가 폭등할 것”이라며 “주택 구입 능력 개선으로 더 좋은 조건의 주택 구입도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 집값, 소득보다 빨리 상승
올해 집값은 높은 수요와 매물 부족으로 이미 높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은 집값이 올해 9월까지 약 5.6%나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지난해 집값 상승폭은 이보다 훨씬 낮은 3.5%였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의 대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새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연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입 경쟁에 집값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라고 올해 집값 급등을 우려했다. 매물 부족으로 인한 집값 급등 우려는 저가대 매물 시장에서 더 심각하다.
모기지 보험 업체 아치 MI의 랠프 디프랭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저가대 ‘엔트리 레벨’(Entry level) 매물 가격이 소득 보다 빨리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지부진한 신규 주택 공급이 이 같은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 상승세는 올해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치 MI 측은 향후 2년간 집값 하락 가능성은 약 11%에 불과하고 향후 2년간 집값 하락 가능성을 보이는 대도시는 한곳도 없다고 밝혔다.
▲ 올해도 물 건너 간 ‘매물 난 해갈’
올해도 매물 부족 현상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과 주택 보유 기간 연장 현상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한 매물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은 13년으로 2010년에 비해 무려 약 8년이나 늘었다. 일부 도시의 보유 기간은 무려 약 23년으로 한번 집을 구입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장기간 눌러 사는 것이 요즘 추세다. 쿠시 이코노미스트는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매물 부족 현상 원인 중 하나”라며 “낮은 이자율로 주택을 구입했거나 재융자를 실시한 주택 보유자들은 장기간 집을 처분할 필요가 없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 주택 공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지만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주택 허가와 주택 신축이 전년대비 모두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주택 건설업계의 신뢰도 지수 역시 지난달 2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신규 주택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쿠시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경제 회복으로 인한 잠재 주택 수요가 높아 주택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높아지고 있다”라며 “그러나 현재 공급 속도는 과거 대비 크게 부족하고 본격적인 공급이 이뤄지려면 적어도 수개월이 걸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고맙지만 미안한 ‘밀레니얼’
지난해 9월 밀레니엄 세대에 의한 모기지 발급 건수는 전체 발급 건수 중 약 46%를 차지했다.(리얼터닷컴). 전년 동기의 약 43%보다 약 3% 포인트나 증가한 비율로 밀레니엄 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층임을 반영한 조사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베이비 부머 세대와 X 세대에 의한 모기지 발급은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자녀 출산보다 내 집 마련을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밀레니엄 세대들이 이자율 하락과 소득 증가 현상과 더불어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결과다.
밀레니엄 세대의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에 불구하고 향후 구입 여건은 그다지 밝지 않다. 신규 매물 공급 부족과 치열한 구입 경쟁, 이에 따른 집값 상승 현상 등이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 부머 세대가 집을 내놓지 않는 추세도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입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프레디 맥에 따르면 1931년~1959년 생 주택 보유자들이 이전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은퇴 후 집을 내놓았다면 주택 매물이 지금보다 약 160만 채나 더 증가했을 것으로 조사됐다.
▲ 도심 라이프 교외로 옮긴 ‘힙스터비아’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입이 증가하면서 ‘힙스터비아’(Hipsturbia) 커뮤니티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힙스터비아는 핫한 트렌드를 뜻하는 힙스터와 외곽 지역 생활을 뜻하는 서버비아의 합성어다. 밀레니엄 세대가 도심 지역 집값 급등 현상에 도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외곽 지역으로 몰리면서 생겨난 말이다.
힙스터비아는 크게 ‘거주, 직장, 놀이 문화’ 등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여기에 낮은 집값, 안전함, 대중교통, 도보 편의성, 24시간 편의 시설 등이 추가되면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입지로 각광받을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도시 토지 연구소’(ULI)는 최근 힙스터비아를 올해 주목해야 할 주택 시장 트렌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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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