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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택 시장 전망 ‘화창’

2020-01-02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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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율 낮고 주택 임대 여건도 개선될 것

올해 주택 시장 전망 ‘화창’

올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4%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P]

주택 시장은 지난해 큰 폭의 변동 없이 무난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올해에도 지난해에의 회복세가 그대로 이어질 전망으로 몇 가지 변수에 의해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매물 부족 사태다. 올해 신규 주택 공급이 소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지만 전체 매물량은 수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 4%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낮은 이자율과 맞물려 구입 경쟁이 과열되면 주택 가격 급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경제 매체 마켓워치가 올해 주택 시장을 전망했다.

◇ 이자율 4% 넘지 않을 것

주택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모기지 이자율이 4%(30년 고정)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자율은 지난해 말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국내외 경제 여건에 큰 변동이 없는 한 올 한해 4% 미만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최근 이자율 기조상 이자율의 갑작스러운 하락도 현재로서는 기대되지 않는다. Fed는 이미 가까운 미래에 기준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 금리 인하 조치를 시행한 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제롬 파웰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기 전까지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Fed에 의해 결정되는 기준 금리가 모기지 이자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기지 이자율은 Fed 기준 금리 변동 추세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 주택 임대 시장 여건 개선된다

모기지 이자율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주택 구입자는 물론 세입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닷컴의 스카일라 올슨 경제 리서치 디렉터는 “낮은 이자율로 주택 구입자가 증가하면 주택 임대 수요도 낮아져 임대 시장 여건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라며 “주택 구입 시장에 뛰어드는 세입자 증가로 2016년부터 이어진 주택 소유율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라는 변수는 남아있다.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경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긍정적으로 타결될 경우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인해 Fed가 다시 기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될 경우 지난해 초 Fed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 시장이 주춤해졌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

◇ 신규 주택 공급 미미한 증가

지난해 말 주택 건설 업계의 신뢰도가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강한 경제 회복세로 주택 수요가 증가한데다 주택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건설 업계의 전망이 더욱 밝아졌다.

지난해 주택 신축 활동과 신축 허가 건수가 11월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신규 주택 공급량도 전년도 대비 증가했다. 낮은 이자율로 인한 주택 수요 증가가 주택 건설 업체들로 하여금 집을 더 지어 분양하도록 하게 한 동력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에 의한 주택 수요 증가도 주택 건설 업체의 신규 주택 공급 계획을 자극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 러시가 이뤄지면서 은퇴용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은퇴 베이비 부머 세대를 타깃 삼은 신규 주택 공급도 증가 추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여생을 보내는 트렌드가 베이비 부머 세대 사이에서 자리 잡아가면서 재판매 주택 시장의 극심한 재고 부족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 저가 주택 공급 늘 것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패니메이의 덕 던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주택 시장이 충격 완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엔트리 레벨 주택 시장의 극심한 재고 부족에 따라 신규 주택 건설에 나서는 건설 업체가 증가할 것”이라고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던컨 이코노미스트의 전망대로 건설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고가 주택 시장에서 손을 떼고 엔트리 레벨의 저가대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는 추세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CFRA 리서치의 켄 리온 디렉터는 “주택 건설 업체가 밀레니엄 세대 등 젊은 층의 주택 수요에 부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라고 건설업계 추세를 반겼다.

올해 신규 주택 공급이 어느 정도 늘겠지만 높은 수요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의 조지 라티우 선임 연구원에 따르면 연간 약 110~약 120만 채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어야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신규 주택 공급량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고령화하면서 사망자가 늘고 주택 다운사이즈 붐이 일 경우 재판매 주택 재고가 증가하는 현상이 기대된다. 하지만 일자리가 많아 젊은 층의 수요가 집중된 대도시 지역과 동떨어 진 지역이 많아 수요과 공급 불균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험 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넬라 리처드슨 투자 전략가는 “주택 보유 기간이 2배~3배 증가한 것도 주택 재고 부족 현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아이 바잉’ 비율 높아질 것

지난해 주택 시장의 화두 중 하나가 바로 ‘즉석 매매’(iBuying) 방식의 주택 매매였다. 즉석 매매는 부동산 투자 업체들이 셀러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셀러의 일정에 맞춰 주택 매매 시기를 조정한다. 셀러 입장에서는 집을 보여주고 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해 집을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집을 주택 시장에 내놓고 파는 기존 매매 방식에 비해 조금 낮은 가격에 파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즉석 매매 방식이 전체 주택 매매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극히 낮지만 올해에도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대표적인 ‘아이 바잉’(iBuyer) 업체들로는 ‘질로우 오퍼스’(Zillow Offers), ‘레드핀 나우’(Redfin Now), ‘오픈 도어’(Open Door), ‘오퍼 패드’(Offerpad) 등이 있다. 아이 바잉 비율이 전국적으로는 아직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즉석 매매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업체는 올해 증가할 전망이다. 질로우 오퍼스는 올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주택 시장 규모가 큰 LA 지역에 진출, 즉석 구매 시장을 22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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