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회관 대관료 적정한가?

2019-12-27 (금) 12:00:00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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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 각종 행사가 줄을 이었다. 거의 매일 1~2건의 크고 작은 송년 모임이 있었다. 이 단체들의 모임 장소를 살펴보면 식당이나 골프장 뱅큇 룸이 가장 많았다. 작은 단체들의 경우 회원 자택에서 송년회를 열었고 상공회의소와 같은 큰 단체는 골프장 연회실에서 대규모 갈라를 개최했다.

올해 공식적으로 문을 연 한인회관은 연말 송년회 장소로 많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비교적 적었다. 이번 달 한인회 자체 행사를 제외하고 ‘OC 장로 협의회 총회’와 6개 교계 단체의 ‘합동 송년회’를 개최한 것이 고작이었다.

한인 단체들이 새롭게 지은 한인회관이 아니라 다른 장소를 주로 이용하게 된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소수의 회원이 참석하는데 굳이 넓은 한인 회관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부터 참석 인원이 많아서 회관이 비좁다는 등 다양했다.


이 중에는 한인회관 대관료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회관을 송년 모임 장소로 생각했다가 대관료 문제때문에 식당으로 바꾼 단체도 있었다. 회관에서 행사하려면 대관료를 지불해야 하고 음식 캐더링 비를 따로 내야 하는 이중 부담 때문이다. 이에 덧붙여 행사에 필요한 의자를 사용자가 정리해야 하는 불편도 뒤따른다는 점도 한 요인이었다.

OC의 대표적인 향우회 중의 하나인 ‘오렌지카운티 호남 향우회’가 그랬다. 이 단체는 송년 모임(지난 20일 개최) 장소를 한인 회관으로 고려했다가 대관료를 500달러(이 가격도 회관 설립을 위한 기금을 기부했기 때문에 할인해서 적용한 것이라고 한다) 달라고 해서 타운의 중국 식당으로 결정했다.

이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향우회 이사회는 회관을 대여할 경우 돈도 들고 불편도 따라 그럴 바에야 음식 값만 지불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식당이 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인회관 대관료가 지금보다 저렴하면 회관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영리 단체인 ‘멘토 23’측은 몇 개월 전 한인회관을 몇 시간 사용했는데 850달러를 내라고 해서 나중에 500달러를 내고 마무리 지었다고 하면서 대관료가 너무 비싸다고 불평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인회관은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도록 하자고 지은 것인데 비싸서 이용할 수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 또한 한인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대관료 문제에 대해 한인회 측은 현재 보다 낮춰 200~300달러를 받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전기세, 카펫 청소비, 건물 수리비, 재산세 등을 비롯해 한인회관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한인회 사무실 직원 인건비도 지불해야 하는 형편이다.

무엇보다도 한인회는 회관 건립 시 은행에서 융자한 60만 달러에 대해 매월 페이먼트를 내야하는 재정적인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또 대관료를 지금보다 적게 받고 이 돈을 회관 운영에 사용해버리면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기금을 저축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내년에 원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5만 달러가량을 세이빙 해놓고 있다고 한다.


한인회 측은 현재 짊어지고 있는 은행 부채가 상환되면 회관 사용 시 청소비만 받고 거의 무료로 대관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서 저축을 많이 해야 하는 형편이다.

한인회는 한인들이 부채를 빠른 시일 내에 상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해하는 입장에서 회관을 많이 이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다. 회관 이용은 곧 부채 청산을 돕는 것이란 생각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인회는 현재의 대관료 때문에 회관 이용을 꺼리는 한인들의 입장도 잘 숙지해야 할 것 같다. 회관 오픈 1년째로 접어든 한인회는 부채를 청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용하는 한인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적절한 수준의 대관료는 얼마인지를 놓고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문태기 OC지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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