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일리노이, 코네티컷 등 북동부 손해 가장 커
세제 개혁이 실시되지 않았다면 집값이 더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AP]
트럼프 행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세제 개혁안이 시행된 지 어느덧 약 2년이 되어간다. 대대적인 감세안을 골자로 한 세제 개혁안은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세제 개혁안이 주택 시장에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경제 연구 기관 무디스 애널리틱스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월스트리트 투자자산 관리 업체 MD 새스의 휴 램리 전 대표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17 감세와 일자리 법’(2017 Tax Cuts and Jobs Act)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미국 내 주택 가격은 지금보다 약 4% 더 상승했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 400억 달러에 달하는 주택 가치가 세제 개혁안 시행으로 상승하지 못한 셈이다.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와 경제 전문지 포츈이 실시한 분석에서도 현재 주택 에퀴티 규모가 세제 개혁안이 실시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해 약 6.6% 낮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제 개혁안 실시로 주택 가격과 에퀴티가 하락한 것이 아니라 더 오를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라고 리얼터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2018년 초부터 시행된 세제 개혁안에 따라 기존 100만 달러까지 공제됐던 모기지 이자액은 75만 달러로 축소됐다. 동시에 표준 공제액은 부부 합산의 경우 기존 1만 2,700달러에서 2만 4,000달러로 거의 2배나 상향 조정돼 항목별 공제를 통한 모기지 이자액 공제 혜택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또 제한 없이 공제되던 재산세 등 지방세 역시 1만 달러로 제한되면서 가주와 뉴욕 주처럼 재산세율이 높은 지역의 주택 시장에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에 따르면 항목별 공제를 통해 모기지 이자 공제를 신청한 주택 보유자는 세제 개혁안 시행 전 3명 중 1명에서 최근 10명 중 1명으로 크게 줄었다.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또 세제 개혁안이 이자율이 소폭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도 지적했다.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감세로 인한 정부 예산 적자 현상이 심화되면서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를 약 0.2% 상승시켰다”라며 “이로 인해 모기지 이자율도 세제 개혁안이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해 약 0.2%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제 개혁안에 따른 영향이 우려할 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비싼 코네티컷, 뉴욕, 뉴저지, 일리노이주 등을 제외한 기타 주의 경우 영향이 크지 않다”라며 “주택 재고 부족 등의 요인으로 주택 가격은 전국적으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MD 새스의 조사에서 세제 개혁안 시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택 시장은 대부분 북동부에 집중됐다. 뉴저지 주의 에섹스 카운티의 경우 세제 개혁안 시행으로 약 11.3%에 달하는 주택 가치 손실(시행되지 않았을 때와 비교)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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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