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에도 생활비 부담을 느끼는‘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 가구가 늘고 있다. [AP]
주택 보유자 중 자신이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라고 여기는 비율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주택 담보 대출 정보 업체 ‘홈탭’(Hometap)이 발표한 ‘주택 소유율 보고서’(Homeownership Study)에 따르면 조사 대상 주택 보유자 5명 중 1명이 언제나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 상태라고 답했다.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는 부동산 자산은 많지만 가용자산이 없어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보유자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부분 주택 보유자들의 주택 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한 반면 더딘 임금 상승 속도와 물가 상승 등으로 현금 보유율이 낮아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홈탭은 약 675명의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 중 약 73%는 가끔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 상황을 겪는다라고 답해, 거의 대부분 주택 보유자들이 불어난 주택 자산에도 불구하고 생활비 마련에 대부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 글래스 홈탭 ‘최고 경영자’(CEO)는 “예상보다 많은 주택 보유자들이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라며 “약 4,500만 명에 달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초과 주택 에퀴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담보 대출에 소극적”이라고 부동산 매체 리얼터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글래스 CEO는 주택 보유자들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2008년 발생한 서브 프라임 사태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으로 임금 상승 속도가 주거비 상승 속도를 따라 잡지 못하는 한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 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 약 82%의 응답자는 주택 보유로 인한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답했다. 예기치 못한 이유로 소득이 감소할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에 차질이 발생, 서브 프라임 사태 때처럼 연체로 인한 주택 압류를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제 전망이 점차 불투명해지면서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 보유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꼽은 주택 보유 스트레스 요인은 주택 관리 및 유지비로 약 81%에 해당한 응답자가 꼽았다.
밀레니엄 세대 주택 보유자 중에서 생활비 및 기타 현금 부족 상황을 호소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밀레니엄 세대 중 약 60%는 높은 주거비 때문에 다른 재정 목표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약 19%는 월 소득의 50%~100%를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에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높은 주거비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대출까지 갚는다는 비율도 약 36%에 달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 참여한 전체 주택 보유자들은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응답자의 약 66%가 주거비가 임금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약 77%는 주거비와 임금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또 응답자의 약 57%가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에서 벗어날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응답자 중 약 73%가 주택 담보 대출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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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