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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꼭 알리고 싶다”

2019-11-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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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한 코디네이터 하주란 봉사자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꼭 알리고 싶다”
1998년 미주한인이민 역사 최초로 리 도나휴 한인계 경찰국장이 탄생한지 21년이 지난 9월 호놀룰루 크라임스타퍼 설립 38년 역사상 처음으로 호놀룰루 경찰국 한인 김주한 코디네이터가 전국 최우 요원으로 선정되는 소식을 접했다. (본보 10월22일자 참조)

본보는 리 도나휴 경찰국장에 이어 하와이 경찰국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한 호놀룰루 크라임스타퍼 김주한 경사와 하주란 봉사자들 만나 보았다. <김태훈기자>

크라임스탑퍼즈를 소개한다면


1997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다.

경찰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나온 독립된 단체이다.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있다.

모두 무급여로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다.

경찰국으로부터 일체의 지원금 없이 기부금 만으로 운영한다.

우리는 지역사회와 대중매체 경찰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주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으면 대중매체를 통해 지역사회에 전파하고 경찰에 연락해서 범인을 수배한다.


하와이는 작은 섬이다.

서로 한 다리 건너 알게 될 정도로 인간관계의 규모가 작다.

따라서 거동이 수상한 자, 범죄가 의심되는 현장을 목격해도 보복이 두려워 섣불리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크라임스탑퍼즈는 보복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수신자 번호표시가 안 되는 전화를 사용하고, 목소리조차 노출되는 게 걱정인 사람들을 위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P3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다.

결코 제보자의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

나조차 제보자의 정보에 대해 일체 아는 것이 없다.

철저한 익명성을 보장한다.

제보자에게는 팁 넘버 제공한다.

정보가 유효하여 범인 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경우, 제보자는 제보 당시 자신이 지정한 은행으로 가서 팁 넘버를 전하는 것만으로 포상금 획득할 수 있다.

은행에서도 역시 포상금 수여자의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

포상금은 최대 1000달러까지 수여한다.

크라임스탑퍼즈가 된 이유

2017년 전임자가 정년 퇴임하며 추천 받았다.

강력계 형사로서 근무해왔지만 개인적으로 경력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던 차였기에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크라임스토퍼즈의 코디네이터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맡아 왔지만 최초의 남성 코디네이터로 임명되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21년 동안 근무하며 방송과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얼굴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평판과 성실한 근무 기록, 모범이 될만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기회이기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동료들의 신뢰가 큰 힘이 되었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을 것 같다

어느 한가지 사건을 특정하기는 힘들다.

살인죄로 수감 중에 정신이상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후 탈출하여 도주한 랜달 사이토(Randall Saito) 사건이 떠오른다.

그는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캘리포니아까지 도주에 성공했다.

현지 크라임스토퍼즈와의 긴밀한 공조 수사를 통해 다시 체포할 수 있었다.

또 한가지 특별한 경험으로는 한 성폭력 피해자 여학생을 구한 일이다.

최근 한 학교에서 익명의 제보 덕분에 3명의 성폭력 가해자 학생들을 체포할 수 있었다.

일이 일단락 된 후 다시 찾은 학교에서 익명의 제보를 해 준 학생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결정적인 제보를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 제보가 아니었으면 피해 여학생은 계속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고 심한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여학생을 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기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앞으로의 계획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크라임스타퍼즈는 일반 범죄 제보는 물론, 어르신 대상 범죄, 학원 폭력을 비롯한 청소년 범죄, 동물 대상 범죄에 대해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치기 등의 재산 범죄가 늘고 있기에, 시니어 센터를 찾아 다니며 안전 수칙에 관해 강연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범죄를 줄이고 가해자를 색출하기 위해 학교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아이들을 교육한다.

현재까지 59개소의 학교를 방문하여 따돌림이나 폭행, 마약 등 일탈 행위가 엄연한 범죄임을 알리고, 행여 불온한 상황을 목격하거나 피해를 입었을 때 반드시 연락을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주란 통역관(미국명 크리스티나)은 호놀룰루 경찰국에서 한국어 업무를 총괄하며,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의 든든한 상담역을 담당하고 있다.

1991년 노태우 대통령 부부의 하와이 방문 당시 영부인 통역을 맡으며 호놀룰루 경찰국과 인연을 시작한 그는, 2001년에 이르러 호놀룰루 경찰국 통역관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같은 해 한국어 능통자가 필요하다는 경찰국 요원들의 권유로 크라임스토퍼즈의 일원이 되었다.

고령의 실종 어르신을 찾거나, 학원폭력 피해 학생들을 돕는 일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힘이 닿는 한 봉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답한 그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린다는 소망을 전했다.

크라임스탑퍼즈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자원봉사자로서 활동하고 싶다면 정식으로 지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면접을 통과하면 신원조사(Background Check)를 거쳐 범죄 이력이 있는지 확인한 후 정식으로 자원봉사자 자격이 수여된다.

익명의 제보자로서 활동하는 방법도 있다. 범죄 장면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사회 안녕에 기여할 수 있다.

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크라임스토퍼즈는 하와이의 공공안전과 질서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기여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7년에만 2800여건의 제보가 들어왔고 작년에는 3000건이 넘는 제보가 이루어졌다.

말할 곳이 없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존재를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자살을 막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부디 우리에게 알려주시길 당부 드린다.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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