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 건강과 안보

2019-10-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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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치가 그렇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군대에 가고 싶다. 그러나 자격이 안 된다. 그런 미국의 청소년이 전체의 71%에 이른다는 수치 말이다.

무엇 때문인가. 첫 번째 이유는 비만이다. 전 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미국이다. 성인은 10명 중 4명이 비만이다.

그 부모에 그 자녀라고 해야 하나. 미국의 청년(17~24세) 비만율도 다섯 명에 한명 꼴로 세계 톱 수준이다. 거기다가 비만판정까지 받지는 않았지만 과체중 청년 숫자도 엄청나다.


그런 청년들이 55파운드 군장을 짊어지고 소정의 시간 내에 10마일을 주파하는 기초훈련을 감당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이유는 학력수준 미달이다. 지원병으로 모집되고 있는 미군의 입대 최소 학력자격 요건은 고등학교 졸업 혹은 그에 준하는 검정고시 합격 수준이다.

그런데 미국의 고등학교 중퇴율은 30%에 이른다. 거기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 중에도 네 명에 한명은 수학, 읽기 등의 군대 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학력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

군에 입대하려면 전과기록이 없어야 한다. 마약은 물론 주의력결핍 과잉활동장애(ADHD) 치료약 복용 등의 경력도 없어야 한다.

몸에 문신도 없어야 한다. 손가락, 목, 얼굴에 문신이 없어야 하고 귓불에 구멍을 내는 귀 게이지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몸에 문신을 하고 귀에 구멍을 내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 것이 청년 사이에 유행이다. 이 역시 군 입대의 부적격 요인이 되고 있는 것.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면 제대로 자격요건을 갖춘 미국의 청년은 10명에 3명이 채 안돼 29%에 불과하다는 것이 미 국방부의 최근 발표다.

29%-. 이는 군 입대 가능한 청년 수치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진학, 좋은 직장, 다시 말해 성공적인 커리어의 기회는 소수의 이 청년들에게만 열려있는 것이 오늘의 미국의 현실임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그 반대의 진실은 청년들의 비만, 약물복용, 학력수준 저하 등으로 국가안보는 물론이고 미국 사회 전반이 큰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태어나서 다섯 살까지 기간에 인간의 뇌세포는 90%가 발달한다’-. 관련해 조기교육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캠페인이 일단의 예비역 군인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강한 미국을 위한 군 즉응력 위원회(Military Readiness Council for a Strong America)’가 그 캠페인 단체로 법집행기관 리더들, 목회자, 스포츠계 인사들도 참여하면서 전국적 캠페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어릴 적 가정에서 길들여진 건강한 식습관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으로 유치원 이전 정규 교과과정의 조기교육을 통해 생산적인 사회구성원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신의 자녀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가. 주변부터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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