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시안 불이익 일부 인정하지만 고의적 차별은 아냐”

2019-10-03 (목)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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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진단- ‘하버드대, 아시안 차별 없었다’ 판결 근거는

▶ 성적만이 아닌 추천서 등 고려…아시안 합격률 낮은 것 사실

인종 고려는 다양한 학생 선발하기 위한 목적
“아시안에게만 편견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근거 희박”

하버드대가 입학전형에서 아시안 지원자를 의도적으로 차별하지 않았다는 연방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판결 근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본보 10월2일자 A1면 보도>

지난 1일 판시된 130쪽에 달하는 연방법원의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하버드 입학전형에서 아시안 지원자들이 다른 인종 지원자들에게 비해 다소 불이익을 겪고 있음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하지만 이를 고의적인 차별의 증거는 아니라고 봤다.


■아시안 불이익 일부 인정=엘리슨 버로우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2014~2017년 아시안 지원자의 합격률은 5~6%로, 백인 지원자의 7~8%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명시했다. 또 백인 지원자들이 아시안 지원자에 비해 교사나 진학 카운슬러로부터 더 나은 평가의 추천서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됐다.

버로우스 판사는 “만약 하버드 입학심사가 성적만을 기준으로 이뤄졌을 경우 아시안 지원자의 합격률이 백인 지원자보다 높았을 것”이라고 밝혀 아시안 지원자의 합격 기준이 백인 등 다른 인종에 비해 어느 정도 높다는 점은 인정했다.

■고의적 차별은 불인정=하지만 이 같은 내용들이 고의적 차별의 명백한 근거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버로우스 판사의 최종 판결이다. 결국 하버드대가 합격자를 선발할 때 인종별 쿼타를 운영하지 않았고, 입학 전형에서 인종요소 고려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 선발을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버로우스 판사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스튜던트 포 페어 어드미션스’(SFFA)가 하버드 입학사정관들이 아시안 지원자들에게 갖고 있는 편견이 개인 평가항목에서 불이익을 받는 주요 이유라고 주장한 쟁점과 관련, “아시안들에게만 편견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근거는 희박하다”고 밝혔다.

■항소 수년 걸릴 듯=법원 판결이 나오자 하버드대는 “다양성 가치 추구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SFFA는 즉각 항소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제1항소법원이 맡게 될 2심에서 SFFA가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항소 기간도 최소 4~5년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대를 대리해 지난 2016년 대법원에서 소수계 우대정책 합헌 판결을 이끌어 낸 미셀 니랜드 변호사는 “2심 판결이 나오려면 4~5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심의 경우 2014년 제기돼 2019년 판결이 나왔는데 2심도 비슷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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