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일본산 불매운동과 일본식당
2019-09-26 (목) 11:20:32
신은영 기자
한국에서 8월 한달간 일본 맥주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7%나 감소하는 등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따라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식당을 향해 “이런 시국에 일식당을 운영하고 주류 할인 행사까지 하느냐?”는 몇몇 한인 동포들의 억지 불평이 들려왔다.
미국에서 일식당을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은 한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이 하고 있다. 고객도 마찬가지로 한인을 포함해 다양한 인종이다. 기자는 “한인이 경영하는 일식당을 이용하면 일본에게 어떤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한인들이 경영하는 일식당을 이용하지 않아서 오는 경제적인 영향과 결과는 생각해 보았는지?”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지난달 초부터 시카고 한인회가 ‘노 재팬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시작해 시카고 한인사회에서도 불매 물결이 조금이나마 일기 시작한 가운데 일부 동포들이 ‘일본 제품’에 대해 큰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하여 씁쓸한 마음이 든다.
한인 밀집지역에서 일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7월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을 때는 한인 연장자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었다. 몇몇 한인분들은 일본 주류를 할인하는 행사를 못마땅해 하시지만 한인뿐만 아니라 다민족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 한국 맥주 하이트, 카스, 오비, 클라우드 등은 타인종 고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일본 맥주를 찾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의 엄한 불똥이 미국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동포들에게까지 튀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불매운동이 오래 지속되면서 일부 한인들의 잘못된 시각으로 인해 한인 일식당 주인들이 엉뚱하게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를 손가락질 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떠나온 조국에 도움이 되고, 한인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한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성숙한 시각과 자세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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