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매우 흔한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를 깨닫고 수정을 통해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집과 맹목적인 믿음에 의해 그 잘못된 길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중요한 순간을 우리는 ‘모멘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시작된다.
며칠 전 CNN에는 눈길을 끄는 기사가 실렸다. LA 한인타운에서 살고 있는 한 흑인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다.
노숙자는 현재 미국사회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딱히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노숙자 자신들도 새로운 변화를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그저 숫자는 늘고 있고, 이들은 파도 위의 패트병처럼 이리 저리 시정부와 경찰에 의해 떠밀려 다니며 기약 없는 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번 CNN기사의 핵심은 노숙자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지만, 일반인들은 본질 보다 그의 기구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가진 엄청난 스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숀 플레전츠로 알려진 이 노숙자는 세상을 막 굴러다닌 사람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그는 예일대 경제학 전공자였다.
교사인 어머니와 공군에 근무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예일대에 진학했다. 그리고 졸업 후 월스트릿에 진출해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하며 상당한 수입을 올렸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는 할리웃의 꿈을 이루기 위해 LA로 이주했다. DVD 산업에 맞춰 영상제작사를 설립해 한 때 큰돈을 벌며 실버레익에 저택을 구입해 호화로운 삶을 살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동업자들과의 마찰, 어머니의 사망, 사업실패로 인한 부채는 한 순간에 그를 노숙자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도 모자라 마약에 손을 대 중독자가 돼 버렸다.
앞으로 그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고의 명문 예일대 졸업생은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잘못된 인생방향을 잡았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어쩌면 월스트릿에서 누리던 풍요보다 더 큰 것을 찾으려는 속도가 그의 인생을 망가뜨렸는지도 모른다.
그의 기막힌 인생이야기를 읽으면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게 하나 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작품으로 잘 알려진 괴테의 명언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Life is not about speed but direction). 그 노숙자가 괴테의 명언을 따랐다면 적어도 현재 보다는 확실히 나은 조건에서 살고 있을 것이란 아쉬움 때문이다.
사실 나 자신도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일을 서두르는 데만 집중한 때가 있었다. 다행히 무리한 것은 기대하지 않은 탓에 크게 얻은 것도 없지만 크게 잃은 것도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란 고사성어가 딱 어울리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는 뜻이고, 다른 분들도 비슷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이 노숙자의 이야기를 자녀에게 들려주면 어떨까? “예일대 출신이 노숙자가 됐데.”란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삶의 가치와 방향, 그리고 잘못을 깨달았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주자는 것이다.
잘못된 판단과 방향을 발견했을 때 올바른 것으로 바로잡는 것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면 적어도 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와 희망 때문이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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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