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은 근본적으로 범죄영화다. 아버지 사업이 망한 후 반지하 골방에 살던 기우 일가는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그 첫번째 수단으로 택한 것이 사문서 위조다.
딸 기정이 컴퓨터로 조작된 오빠 기우의 대학 졸업증명서를 만들어 오자 아버지는 “서울대학교 문서 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라며 딸의 뛰어난 기술에 감탄한다. 이 서류를 가지고 부잣집 가정교사로 들어간 기우는 아버지에게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내년에 이 대학 꼭 갈 거거든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상류사회 접근에 성공한 기우 일가는 거짓말로 동생 기정을 취직시키고, 모함으로 운전사를 쫓아낸 후 아버지를 들이고, 증거를 조작해 원래 가정부를 몰아내고 어머니를 취직시킨다. 일가족 4명이 백수를 탈출해 신분 상승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그때 현실의 복수가 시작된다.
원래 있던 가정부가 이 가족 사기단의 비밀을 알아내면서 난투극 끝에 살해당하고, 가정부의 남편이 그 보복으로 기정을 죽이고, 이 남편과 부잣집 가장이 결국 살해된다. 사문서 위조라는 가벼운 범죄로 시작된 이 드라마는 4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끝난다.
지금 한국에서 영화 ‘기생충’과 조국 일가의 유사점이 주목받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총장상 위조 과정이 영화에 나오는 장면과 너무나 똑같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교수 연구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해 문서위조 과정을 복원해 냈다. 정 교수는 아들 이름으로 발행된 동양대 총장 상장을 스캔한 후 수상 이유를 지운 후 영어 튜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생지도를 열심히 했기에 상을 준다는 식으로 고치고는 따로 스캔한 총장 직인을 찍어 총장상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아들과 딸 상장에 찍힌 총장 직인의 크기와 각도, 동양대 로고의 형태와 크기가 일치한다.
정 교수는 물론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자신과 남편 조국, 그리고 유시민과 김두관 등 여권 실세가 모두 동양대 총장에 전화한 점을 고려할 때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식으로 절차를 밟아 발급된 상이라면 그 상장 원본 하나만 내보이면 그만이다. 그러나 내보일 래야 보일 수가 없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고 컴퓨터에만 들어 있는 유령 상장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가 증권사 직원을 시켜 학교 컴퓨터를 들고 나오고 집에서 쓰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를 서둘러 교체한 것도 증거인멸 시도로 읽힌다. 검찰은 이 증권사 김모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조국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이 취소되면서 이를 제출해 들어간 고대도 입학무효 논란에 휩싸였다. 주요 입학사정 자료의 하나인 논문이 무효인 만큼 입학도 당연히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대 입학이 취소되면 부산 의전원 입학도 취소되고 조국 딸은 고졸로 남게 된다. 검찰은 조국 딸을 위조된 사문서 행사 죄로 기소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조국 일가와 ‘기생충’이 다른 점도 있다. ‘기생충’ 일가는 바닥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면 조국 일가는 가질 것을 다 갖고도 과욕을 부리다 패가망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어느 쪽 죄질이 더 나쁜 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