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스칼럼]“영화관 팝콘 왜 그렇게 비싸?”

2019-09-13 (금)
작게 크게
영화관에서 팝콘 8달러, 소다 5달러, 캔디 바를 5달러에 사야 했던 미시간의 20살 난 청년이 “영화관 팝콘은 왜 이렇게 비싸?” 하면서 AM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기각됐지만 영화관의 팝콘 폭리에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역과 영화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영화 티켓은 한 장에 보통 9달러 정도인데 팝콘 한 통은 7.99달러. 영화관에 들어오는 팝콘 한통의 원가가 0.90 달러이니 788%를 붙여 팔고 있다. 시내 편의점에서는 보통 1.69달러로 영화관 안에서 사면 4.7배 더 비싸다.

소다도 마찬가지. 원가는 0.91달러지만 영화관 내 가격은 5.99달러로 이문 율은 558%, 편의점 가격보다는 3.3배 비싸다.


여기서 영화관 주인의 말을 들어 본다.

“팝콘은 영화관 같은 비즈니스에는 생명선과 같아요. 영화 한편을 갖고 들어오면 티켓 판매 수입의 70%는 배급사에 줘야 하기 때문에 9달러짜리 티켓을 팔아도 2.70달러밖에 남지 않아요. 그 수입만으론 영화관을 돌릴 수 없죠.”

배급사에는 수입 총액에 비례해 지불해야 하므로 티켓 가격을 올린다고 해도 영화관에 떨어지는 것은 인상분의 30% 정도. 100%가 오롯이 남는 팝콘에 비할 바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지난 세월 팝콘 값은 가파르게 오른 반면 영화 티겟 값은 그렇게 오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90년 전인 1929년 팝콘 한통의 가격은 0.05달러, 인플레를 감안한 현 가격으로는 0.62달러였으나 지금은 7.99달러로 1,188%가 올랐다. 반면 티켓은 1929년에 0.35달러, 인플레를 반영해 현재 가격으로 계산하면 4.32달러. 지금은 9달러 정도를 받고 있어 지난 90년간의 인상률은 108%. 팝콘이 티켓보다 10배 더 오른 것이다.

리걸 시네마의 최고경영자는 “팝콘과 소다, 스낵 류 판매수입이 받쳐주지 않으면 티켓 한 장에 20달러는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도 이미 10여년 전 이야기여서 ‘폭리 팝콘’이 없으면 영화관 입장료는 이 보다 더 비쌀 거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영화관 업계엔 오래 된 격언이 하나 있다. “영화관을 어디 새로 지을 거냐고? 그야 팝콘이 잘 팔릴 곳이지.”

‘허슬’지가 지난 2015~2018년 최대 영화관 체인인 AMC와 시네마크의 연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두 영화관의 수입 30% 정도를 팝콘과 소다 등 스낵 류 판매가 차지했으나 수익은 전체의 반 정도인 45~50%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시네마크의 티켓 판매수입은 18억 달러로 이중 10억 달러가 배급사에 지급된 반면 스낵류 판매수입은 11억 달러, 원가는 1억8,000여만 달러에 그쳐 수익률이 84%에 이르렀다.

결론적으로 비싼 팝콘과 소다가 영화관 티켓을 싸게 유지시켜 주는 일등 공신이기 때문에 팝콘 가격에 불평하기보다 비싸면 안 사먹고 영화만 즐기고 나오는 것이 최선의 방책. 하지만 영화관 업주들은 팝콘이 무슨 구세주도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1930년 미국인의 65%가 찾던 영화관을 지금은 10% 미만이 찾고 있어 20년 전 7,477개이던 미 전국의 영화관 숫자가 지금은 5,869개로 22%가 줄었다. 팝콘을 그렇게 팔아도 영화관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