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전용 회복모임의 필요성

2019-09-11 (수)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작게 크게
미국 도박회복모임(GA)은 1957년 1월 LA에서 도박중독이 심했던 두 사람이 정기적으로 회합을 갖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 모두 도박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체험을 했다. 그래서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다시 도박하기 쉬운 성격까지 바꾸어야 함은 물론 다른 도박자들에게 회복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되어서 지금까지 60여년 이상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1973년 4월에 도박회복모임을 시작했지만 여성참여자는 극소수였고, 그나마 도중에 그만두기가 일쑤였다. 또 여성들이 간혹 참석했어도 남성도박자들은 어떻게 여성 도박자들을 도와주어야 할지를 잘 몰랐다.

남성 도박자들은 여성도박자들이 자신들처럼 오래 도박을 하지도 않았고, 돈을 많이 잃어버리지도 않았다는 말을 했다. 여성들은 실제로 게임을 한 것이 아니라거나, 원숭이도 슬롯머신의 핸들을 당길 수 있다는 가십도 했다.


애리조나 GA 핫라인 전화를 받던 남성 회복자 단(Don H)는 도박 핫라인에 전화를 걸어온 수천명의 여성들과 이야기를 해봤던 사람이다. 그는 전화를 받으면서 여성도박자들이 이야기 한 것과 남성도박자들이 말한 것과의 차이점을 기록하면서 여성도박자들의 성격과 도박 패턴이 남성도박자들과는 다르므로 여성중독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여성과 이야기해야만 좋다는 점을 알았다. 그래서 애리조나 문제도박협의회가 1997년에 두번째로 풀타임 직원을 채용한 것은 바로 도박 핫라인 전화를 받는 여직원이었고, 애리조나 주 전체 지역의 여성도박자들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당시 도박 핫라인에 위기 상담을 호소한 남성들은 47%이었다. 여성들은 53%로 남성들보다 6%가 더 많았으며, 이들 중에 71%는 도피형 도박자들이었고 29%는 액션형 도박자들이었다. 성별로는 액션형 도박자들 중에 98%가 남성이었고 여성은 2%에 불과했다, 반면 도피형 중독자들 중에 여성은 74%, 남성은 26%로 여성이 많았다.

남성도박자들 대부분은 10대부터 내기를 시작했으며 주로 포커, 블랙잭, 주사위, 스포츠 게임 등의 기교가 필요한 액션형 도박을 했다. 게임하는 동안에는 마치 코카인을 했을 때와 같은 도취감정을 느끼다가 도박중독 4단계 악화과정 중에 3단계인 절망단계에서부터는 대부분 여성들처럼 도피형 도박자가 되었다.

여성들은 30대 이상 중년부터 도박을 하며 주로 슬롯머신, 비디오 포커, 빙고 등과 같은 별로 기교가 필요하지 않은 게임들을 하는 동안에 거의 최면 상태에 빠져들게 되어서 잠시 삶의 문제들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 육체적 및 정서적 고통에서 해방된 감정을 느낀다.

마릴린(Marilyn L)은 1991년까지 애리조나 남성 도박회복모임에 계속 참석했다. 그녀는 알코올 회복모임에 몇 년간 참석했던 경험이 있어서 AA 12단계 프로그램이 모든 중독치유에 잘 적용되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여성도박자들은 여성만의 문제들을 자유롭게 말하고 느끼며, 어떻게 그리고 왜 도박을 하게 되었는지를 서로 이해해주며, 울고 싶을 때는 울고, 아무도 치료 이외에는 몸매에 관심을 갖지 않는 안전한 장소와 가십이 없는 회복 분위기가 필요함을 알고 1992년 피닉스의 자기 집에서 4명이 모여서 첫 여성 도박회복모임을 시작하면서부터 여성도박중독자들이 더 많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한인 여성 도박자들에 대한 연구조사 자료는 없지만 도박회복모임 참석자들은 슬롯머신이 있는 도박장에 가면 한인 남녀의 비율은 반반으로 약 50% 정도가 여성이라고 한다.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에서는 2010~2015년까지 5년간 매주 화요일에 오프라인 여성도박 회복모임을 실시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어 중독증 치유 방송국’(www.werecovery.org) 회복사이트에 이미 ‘여성회복모임’ 메뉴를 설정해놓고 여성전용 치유프로그램들을 개발 중에 있다. www.werecovery.com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