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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공간에 스미다

2019-09-11 (수)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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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음악쟁이 늘며 스피커 인기, 음질은 기본 ‘집 개성 아이템’ 부상...모던한 디자인으로 눈길도 사로잡아

▶ 클래식한 ‘루악’·빈티지 ‘마샬’에 1인가구 맞춤 ‘티볼리 시리즈’까지, 생동감 극대화 ‘뱅앤올룹슨’도 매혹

뱅앤올롭슨 베오랩 50

루악 R7


마샬 워번2


뱅앤올롭슨 베오플레이 A9 MK4



새벽 6시 알람이 울리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것은 휴대폰에서 멜론 ‘마이뮤직’에 저장된 음악 리스트를 터치함과 동시에 침실 화장대 위에 있는 트렌디한 디자인의 마샬의 스피커를 켜며 잠에 취해있는 감각을 깨우는 일입니다. ‘굿모닝’을 알리는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는 아침은 세상이 ‘무음’일 때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회사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일하러’ 간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특히 휴대폰 스피커로 클래식이나 팝(POP), 드라마 OST를 듣는 것과 공간을 가득 채우는 전문 음향기기로 선율을 전달받는 것은 세상을 다르게 느끼게 합니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위해 다이닝룸으로 가면 루악 오디오가 저를 반겨줍니다. 영국 브랜드 루악은 100만원 대부터 400만원 후반대까지 다양한데요, 저는 엔트리 모델을 쓰고 있습니다만 디자인이 참 클래식해서 인테리어용으로 들여다 놨지요. 물론 음악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각 종류의 음악을 듣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출근길에는 자동차에 연결되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 듣기를 이어갑니다. 저의 차 뒷좌석에는 포터블 뱅앤올룹슨 스피커와 이어폰, 보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등 때와 장소에 따라 바로 꺼내 들 수 있는 작은 음향기기들이 언제든 구비돼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듣는 음악=언제부터 제가 매 순간 음악을 안 들으면 미치는 ‘음악쟁이’가 됐냐고요. 물론 어릴 때 이문세의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을 듣고 자란 X세대이기도 하지만, 소니(SONY)와 아이와(AIWA)의 워크맨을 거쳐 잠시 아이팟에 정차했다가 휴대폰에 음악을 쉽게 다운받고 바로 들을 수 있는 아이폰을 2008년에 처음 접했을 때부터 인 것 같습니다.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가 확대되면서 언제든 내 스마트폰과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게 되니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스피커에도 관심을 돌리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죠. 음향기기 전문 매장 오디오 젠틀맨의 전훈일 대표는 “젊은 층들이 휴대폰이라는 뉴미디어 기기를 언제든 휴대할 수 있게 되면서 다니면서 쉽게 음악 들을 수 있게 됐고 곧바로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트렌드로 확산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혼자 힐링을 즐기는 ‘홈(Home)족’이 늘어나며 스피커를 비롯한 오디오 등 음향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홈 시어터와 홈 바, 홈트(집에서 트레이닝) 등 집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면서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지요.
최근에는 TV 두께가 얇아짐에 따라 스피커 내장 공간이 축소돼 음질이 부족해지면서 프리미어 TV에 어울리는 음향 기기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고 하네요.

◇디자인으로 음악을 보다=요즘 오디오를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음질도 음질이지만 인테리어 효과가 크기 때문에 디자인이 선택의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소형가전이 인테리어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기능 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갖춘 스피커는 집의 개성을 드러내는 포인트 아이템이 된다”며 “모던한 디자인과 고품질의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유럽 감성의 스피커는 하나를 사도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합니다.

오디오 브랜드를 살펴보면 비틀즈의 나라 영국에서 탄생한 제품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영국 정통의 순수한 소리를 들려주는 캠브리지 오디오 블루투스 스피커는 1968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 졸업생들에 의해 설립돼 ‘캠브리지’라는 이름이 붙여 졌군요. 대표적인 휴대용 스피커 요요S는 흔히 볼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의 디자인을 벗어나 패브릭 질감을 살려 고급스러우면서 세련된 분위기가 다른 스피커와 다름을 어필합니다. 크기는 246x128x67mm 사이즈로 손보다 크지만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정도의 적당한 무게와 부피입니다. 이 제품은 집에서 뿐 아니라 새벽녘 공원에서 운동하다 잠시 벤치에 앉아 아무도 없는 자연 속에서 영롱한 선율을 듣고 싶을 때 휴대해도 좋은 감성 스피커로 좋을 것 같습니다.

레트로 디자인이 눈을 사로 잡는 영국 제품 마샬도 내 공간의 품격을 높여주는 아이템으로 꼽힙니다. 브리티시 록 음악의 전성기에 탄생했는데요. 기타 앰프로 시작해 헤드폰,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있지요. 가격대도 엔트리모델이 스톨웰2로 39만9,000원에서 시작해 최고가가 워번2로 80만원 수준입니다. 집이나 작은 아뜰리에와 사무실에 놓고 쓰기 좋은데요. 아이코닉한 마샬만의 그릴이나 고유한 필기체 로고를 견고한 나무 프레임 외관으로 장식한 디자인이 엔틱과 빈티지 감성을 담고 있어 음향 보다는 인테리어 포인트로 더 효과적이지요.

이번에 롯데백화점이 오는 6일부터 22일까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1층 잔디광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미국 음향가전 브랜드 ‘티볼리 오디오’는 1인 가구에게는 규모, 가격, 디자인면에서 훌륭한 제품으로 보입니다. 클래식 시리즈 모델 원(23만원), 모델 원 BT(28만 5,000원), 모델 쓰리 BT(45만원)부터 이 브랜드에서는 고가인 뮤직 시스템3(70만원), 뮤직 시스템 BT(97만원) 등을 전시합니다. 브랜드 원조인 티볼리 모델 원은 AR의 명기 스피커를 디자인하는 등 오디오계의 전설로 불린 엔지니어 헨리 크로스의 마지막 유작으로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로 제작된 제품이죠. 모델 원만이 크로스가 유일하게 설계한 라디오고 모델 투, 쓰리는 이후 자체 설계했습니다. 티볼리 원이 모노인 만큼 사이즈도 11.43㎝ x 21.27㎝에 무게는 1.86㎏에 불과합니다. 3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라 크기가 작아 출력이 낮지 않나 걱정되지만 의외로 사운드가 빵빵합니다.

저게 대체 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불독 모형의 디자인인 ‘자르-에어로불’은 불독스피커로 통하죠. 프랑스 전자 음악의 대가 ‘장 미쉘 자르’가 만든 고성능 블루투스 스피커로 시각과 청각 모두를 사로 잡습니다. 울림이 좋고 풍부한 소리로 공간을 가득 채워주지요.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이래봬도 120W의 엄청난 출력을 자랑하며 강아지가 쓰고 있는 선글라스에 전면 30W 두 개의 스피커와 강아지의 등 부분에 60W 우퍼가 있어 하나의 기기에서 2.1채널이라는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집안 어디에 두어도 독특한 인터리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겠죠. 강렬한 디자인 덕분에 남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데요. 홈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려는 남성들을 위해 롯데백화점은 얼마 전 청량리점에 남성 취미 가전 편집 매장인 ‘플린트’를 오픈해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음향 가전 기기를 대거 갖다 놓았다고 하네요.


◇엔트리 오디오의 세계=요즘 스피커와 오디오 시장은 중산층의 붕괴로 완전히 저가와 고가로 나뉜다고 합니다. 음향 전문가들은 하이엔드 제품이 3,000만원 이상, 엔트리는 1,000만원 이하로 분류합니다. 제게 1,000만원 이하 음향기기도 ‘하이엔드’로 다가오지만 대중화되고 있는 엔트리 브랜드를 살펴볼까요.

전훈일 오디오 젠틀맨 대표는 “요즘에는 집에서 와인 파티도 많이 한다고 한다. 이런 명품 스피커를 갖춘 올인원 오디오 인테리어를 통해 ‘있어빌리티(있어보이는 척 하는 능력)’를 실행하는 젊은 층이 많이 등장했다”고 귀띔하네요.

가구 같은 가전의 유행에 따라 스위스의 제네바 랩이라는 회사가 만든 제네바가 요즘 특히 인기입니다. 제네바 사운드 시스템은 마치 의상처럼 사이즈를 고를 수 있는데요. 모델 S부터 XXL까지 있으며 뒤로 갈수록 크기가 커지고 사운드가 정교해집니다. 모델 S가 50만원으로 시작해 XXL은 500만원에 가깝습니다. 사이즈를 청음하면 확실히 높은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스피커의 캐비닛은 장인들의 손으로 몇 주 이상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천연 아메리카 월넛나무를 손으로 손질해 마감, 도색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동일한 색상과 무늬는 세상에 없죠.

루악오디오는 작지만 다양한 뮤직시스템을 갖췄으면서 디자인이 클래식한 것이 매력입니다. 5년 전 ‘깜찍한 클래식’ 디자인에 끌려 선택한 루악 R4를 당시 120만원 가량을 주고 샀는데 어느새 160만원을 육박하더군요. 그림 작품처럼 오디오도 매년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제가 요즘 관심을 보이고 있는 최신형 루악 R7은 음질 향상을 위해 탄노이, KEF 등 하이엔드 오디오에 담긴 고가의 스테레오 유닛을 내장했습니다. 바닥 면에는 8인치 우퍼를 채택해 다이내믹하고 깊은 중저음 사운드를 구현해 공간 전체를 묵직하게 품어 줍니다. 출력도 180W로 실내 공기 흐름과 상관없이 소리가 날아가지 않고 본연의 소리를 유지하는 게 큰 장점이죠. 요즘 아날로그 음질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많은데요. 이를 위해 ‘포노앰프’ 기능을 갖춰 턴테이블을 연결하면 별도의 포노앰프를 구매하지 않고서도 LP를 감상할 수 있게 했군요. 재밌는 것이 멀티룸 시스템을 지원해 거실에 R7을 켜놓고 안방에서 다른 루악오디로 제품으로 똑같은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 덴마크의 뱅앤올룹슨을 빼놓을 순 없겠죠. 두 손에 포근히 들어오는 30만원대의 포터블 블루투스 스피커부터 베오사운드 2 GVA(260만원), 베오플레이 A9 MK4(325만원), 베오랩 50(4,230만원)에 1억원짜리 하이엔드 모델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프리미엄 오디오 바람을 가져온 장본인인 뱅앤올룹슨의 스피커는 앰프가 한 캐비넷에 있어서 음의 굴절을 최대한 자연음에 가깝게 하고 오디오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원래의 사운드를 그대로 생동감 있게 표현해 주는 특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브랜드지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베오플레이 A9의 경우 북유럽 특유의 절제미있고 모던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으로 오디오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올려놨습니다. 신제품 A9은 전 제품의 업그레이드 이후 첫 출시한 모델로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상’을 수상해 초기에 완판 행진을 이뤘습니다.

전훈일 대표는 “사실 오디오도 자동차처럼 비싸면 비쌀 수록 좋을 수 밖에 없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살 때 보편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를 선택하면 확실히 실패할 확률이 준다”고 조언합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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