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만남의 신비

2019-09-10 (화) 12:00:00 김해종/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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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에서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 친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친구는 만남에서 시작된다. 만남의 신비를 생각하게 된다. 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도 부모의 만남에서 비롯되듯 인생의 많은 관계가 우연의 만남에서 이루어지곤 한다. 삶의 질도 만남에 달려있다. 부모를 잘 만나고, 나라를 잘 만나고, 지도자(대통령)를 잘 만나고,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

만남의 신비. 신비란 말에는 자기의 힘 밖에서 작용하는 우연 속의 비밀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神)만이 아는 비밀이라는 말이다. 그 말에는 하나님의 뜻이 숨어있다는 말도 된다. 친구란 단어에 옛 구(舊) 자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오래된 친구의 소중함을 일러준다. 나의 오랜 친구 중에 지금도 자주 만나는 중학교 동창들이 있다. 얼마 전에 70년 된 친구가 중학교 일학년 일반 전체 사진, 얼굴들이 너무 작아 돋보기로 봐야 알아볼 수 있는 흑백사진을 가지고 와서 함께 보며 즐긴 일이 있다.

앞줄 가운데 앉으신 담임선생님. 내 작문 숙제를 칭찬해주셔서 나로 하여금 글 쓰는 것을 즐기게 해주신 분이다. 내 옆에 있는 내 짝, 나는 18번이고 그는 17번이었던 친구도 찾았다. 사진 속 대부분의 친구들은 연락이 끊어졌고, 6.25 전쟁 때 실종 내지는 사망한 친구들도 많다.

늙으면서 많은 친구를 잃는다. 그러나 부부가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다. 나라와 나라 사이도 그렇다. 우리나라를 공산주의 침략에서 구해준 미국이야말로 좋은 친구 나라다. 성경에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그 보다 더 큰 사랑(우정)이 없다”고 했다. 친구 사이는 배신과 배반은 없어야 한다.

<김해종/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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