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시 ‘영재교육 프로그램’ 없어지나

2019-08-28 (수)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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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다양성자문위, 인종 다양성 제고 권고안 발표

▶ 영재교육 학생 75% 한인 등 아시안·백인에 집중

아시안 학부모·일부 정치인들 “해결책 아냐” 반발

뉴욕시 공립학교의 인종 다양성을 위해 특수목적고등학교 입학시험(SHSAT)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뉴욕시가 이번에는 ‘영재교육 프로그램’(Gifted and Talented program)의 폐지를 고려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뉴욕시 교육 다양성자문위원회(The School Diversity Advisory Group)는 27일 영재교육 프로그램 폐지를 담은 ‘뉴욕시 공립학교들의 학생 인종 다양성 제고를 위한 두 번째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 권고안은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가정의 소득수준과 경제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흑인과 히스패닉,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 부합하지 않아 학생들의 인종 다양성차원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현재 뉴욕시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특목고 입학시험처럼 별도의 단일 시험을 치른 뒤 통과할 경우 일반 동급생과는 다른 별도의 고급과정의 수업을 받게 된다. 4세부터 영재교육 프로그램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저학년부터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인 등 아시안 학부모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실제 뉴욕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뉴욕시내 공립학교 재학생의 70%가 흑인과 히스패닉계 이지만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재학생의 75%는 한인 등 아시안과 백인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특목고 단일 입학시험인 SHSAT의 폐지 옹호자들은 단일 시험에 기반을 둔 영재교육 프로그램 역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인 등 아시안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재교육 프로그램의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은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책은 아시안에 대한 역차별이고 교육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상원의원 등 일부 뉴욕주 정치인들도 특목고 인종 다양성 확대를 위해서는 SHSAT를 폐지하는 대신 오히려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코리 존슨 뉴욕시의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단일 시험에 의존하는 입시제도는 개선돼야 하지만,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며 “각 학군에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개편해, 지역 내 학생들의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권고안에 대해 빌 드블라지오 시장은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학생들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그들의 성공을 도울 수 있는 공정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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