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격적 확장 H마트-제이미슨 ‘합작’ 인가?

2019-08-24 (토)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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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 재구성 - 시온마켓, 시티센터 왜 나왔나

▶ 시온, 당초 연말까지 임대연장 기대

LA 한인타운 시티센터 샤핑몰에 입점했던 ‘시온마켓’ 한인타운점이 지난 18일 갑작스럽게 문을 닫으면서 많은 한인들의 관심은 쫓기듯 나온 배경에 모아지고 있다. 건물주인 ‘제이미슨 서비스’가 시온마켓에 임시금지명령(TRO)이라는 법적 조치를 취해 기존 장비의 외부 반출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이미슨 서비스와 시온마켓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시온마켓이 시티센터에 입점한 것은 10년 전인 2009년 8월이다. 2만8,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매장을 10년 동안 임대하기로 시온마켓과 제이미슨 서비스는 계약을 맺었다. 당초 임대 계약 만료일은 지난 7월31일이었다.

시온마켓 황규만 회장은 올해 들어 제이미슨 서비스 데이빗 이 회장에게 올해 12월 말까지 시온마켓 운영 여부를 타진했고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다.


버몬트 애비뉴와 제임스 M 우드 블러버드 코너에 건설 중인 샤핑센터 내에 ‘버몬트점’을 올해 12월 오픈할 계획인 시온마켓에게는 자연스런 매장 교체 전략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H마트의 등장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한인타운 내에서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H마트로서는 시티센터 만한 입지조건을 갖춘 곳도 없다는 판단에 제이미슨 서비스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던 중 전격적으로 시온마켓 자리에 입점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제이미슨 서비스는 시온마켓에 계약 만료일 전날인 7월30일에 계약 종료와 함께 퇴거를 통보했다. 시온마켓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시온마켓은 2배의 임대료를 주고 임대 계약을 1달 연장해 재고를 소진하면서 각종 장비시설 철수 작업을 진행하려던 중 법원으로부터 TRO 처분을 받으면서 또 한차례 충격을 받게 된 것이다.

이 조치로 시온마켓은 제이미슨 서비스의 허락 없이는 매장의 냉장, 냉동관련 장비는 물론 어떤 장치도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시온마켓은 최악의 경우 빈손으로 나와야 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버몬트점 오픈까지 최소 4개월이 남아 영업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장비 회수도 못해 유무형의 손실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인마켓 일각에서는 장비 소유권 분쟁이 발생한 데는 H마트에 대한 ‘배려’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H마트가 ‘플라자마켓’을 인수할 때 재고는 물론 마켓 장비 일체를 인수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면적인 리모델링에 따른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한 추론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제이미슨 서비스나 H마트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하나의 가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시온마켓은 장비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상당히 격앙된 상태. 현재 텍사스주 루이스빌의 ‘달라스점’ 오픈 작업으로 현지에 머물고 있는 시온마켓 황 회장은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뜻임을 내비치고 있어 앞으로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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