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린란드

2019-08-2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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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한 문장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 2월의 셋째 월요일 ’대통령의 날‘ 즈음이면 미국 언론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점 발표다.

‘위대한’ 급으로 분류된다. 그런 대통령들일수록 그 업적은 쉽게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미국의 독립을 쟁취했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이다. 노예를 해방시켰다. 16대 링컨 대통령이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이런 식이다.

제 45대 대통령 트럼프에게는 어떤 평점이 주어질까. 현직이다. 그러니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런데 일부에서 벌써부터 그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일찍이 가져보지 못한 19세기 형 대통령이다’,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다‘ 등등이 그 평가다. 그린란드가 느닷없이 뉴스거리로 등장하면서 트럼프는 또 다시 언론의 공격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린란드 매입을 숙고해왔고 백악관 법률고문들에게 매입 방안에 대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같은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보도가 그 논란의 발단이 된 것이다.

그린란드 매입안은 트럼프가 처음 제시한 것은 아니다.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 윌리엄 시워드가 그 ‘원작자’ 격이다.

시워드는 미합중국의 영역이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 극한지역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영토 확장주의자로 당시에는 거의 쓸모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거대한 불모지 두 곳을 매입할 것을 존슨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그 하나가 알래스카다. 또 다른 하나는 그린란드다. 러시아인들이 사냥과 모피공급처로만 사용했던 알래스카는 결국 미국이 사들였다. 덴마크 식민지인 그린란드 매입안은 거의 성사단계에서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다.

그 그린란드 매입안이 또 다시 진지하게 고려됐던 것은 트루먼 행정부 시절이다. 소련과의 냉전 상황을 맞아 전략적 요충으로서 그린란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매입안이 구체화 됐으나 덴마크 의회가 거부해 무산됐다.

그리고 세 번째로 트럼프에 의해 그린란드 매입안이 거론된 것이다. 왜 트럼프는 그 빙하의 땅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까.


그린란드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다. 또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경제적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바로 이점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반론이 여간 만만한 게 아니다. 그 보다는 ‘미 퍼스트(Me First)’의 이고이스트 적 충동에 다름이 아니라는 비난이 비등하고 있는 것.

그러니까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주로 승격시킨 대통령으로 기억되듯이 훗날 ’51번 째 주 그린란드를 미합중국에 편입한 대통령’이란 평가를 듣고 싶어 이같은 전근대적 방식의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게 미 주류언론들의 지적이다.

북한의 소년 독재자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변치 않는 구애작전. 이것도 혹시 같은 발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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