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민무장경찰부대

2019-08-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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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이 독립선언을 한다. 베이징으로부터 최후통첩성의 경고가 잇단다. 그리고 마침내 군작전이 실시된다. 중공군의 타이완점령 작전이다. 그 선봉은 어떤 부대가 맡게 될까.

중국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의 최정예부대가 될 것이다. 지리적 근접성으로 봐서는 그럴 듯한 답이다. 전문가들의 관측은 다르다. 정규 군부대가 아닌 민병대 같은 준군사조직이 선봉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PLA는 외국의 적과 싸우는 군대다. 타이완이 독립선언을 한다. 그러면 베이징은 ‘자국 내에 있는 불법적인 세력의 반란’이란 해석과 함께 사실상 군사조직이지만 형식상으로는 경찰조직인 그런 무력부대를 투입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다른 계산도 들어 있다. 정규군인 PLA가 투입될 때 중국의 타이완 침공으로 간주, 미군이 개입할 수도 있다. 그런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군사조직이다. 형식상으로는 그러나 경찰조직이다. 그런 중국의 준군사조직은 무엇일까.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PAP)다. 휘하 병력은 150여만으로 그 대부분이 PLA 정규군 출신이다, 이 조직은 중국공산당 군사위 주석, 그러니까 시진핑의 직접적 통제를 받는다.

PLA는 ‘인민해방군’이란 이름 그대로 한때는 인민의 신뢰를 받았었다. ‘인민해방군’이란 이름에 결정적 먹칠을 하게 된 계기는 1989년의 톈안먼 사태다. 인민의 군대인줄 알았다. 그 PLA가 인민을 탱크로 깔아 뭉게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인민의 신망은 땅에 떨어졌다.

그래서인가. 이후 국내 반대세력을 때려잡는 ‘더러운 일(dirty work)’은 PAP가 도맡아 처리했다. 20여명의 사망자를 낸 광동성 산웨이 발전소 시위, 또 우칸 봉기 무력진압도 PAP 작품이다. 140여명이 희생된 우르무치 폭동의 해결사로 나선 것도 PAP다.

시위가 발생한다. 그러면 일착으로 달려가는 것이 PAP인 것이다. 인민탄압의 첨병역할을 맡고 있다고 할까.

이들의 시위진압무기는 곤봉에, 최루탄, 물 대포 수준이 아니다. 장갑차부대까지 갖춘 육군보병전구 전체 전력과 맞먹는 수준으로 도시폭동 더나가 시가전에 최적화된 무력집단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PAP가 스스로의 존재감을 대내외적으로 드높인 사건은 중국에서는 ‘3,14 폭동’으로 불리는 2008년의 티베트 자유화요구 시위다. 온 몸을 불사르며 저항해 온 티베트인들을 무차별 발포로 진압한 것.


신장성 위구르족 자치구에서 소요가 발생하자 바로 투입된 것도 PAP다. 발포에 전혀 망설임이 없다. 방아쇠 당기기를 즐긴다고 할까. 그 능력(?)이 십분 발휘라도 된 것인지 100만 이상의 위구르인들의 수용소 강제구금과 함께 신장성은 그런대로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다.

이야기가 길어진 것은 다름이 아니다. 10주가 넘었다. 그 홍콩사태가 날로 격화되면서 시진핑 정부가 무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어떤 군부대가 투입될 것인가. 정규군 PLA는 아닐 것이란 것이 다수의 진단으로 중국 인민무장경찰부대, PAP가 그 악역을 맡을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이미 상당수 PAP병력이 홍콩에 잠입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돌면서.

PAP 진입과 함께 홍콩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전 세계가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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