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쓰러져 가는 집도 100만달러가 넘는다는 동네가 있다. 스탠포드 대학과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팔로알토라는 도시다.
주변 환경이 세계 IT산업을 선도하는 곳이다 보니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힘든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수입이 높은 곳이고, 쟁쟁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니 그들이 거주하는 동네도 그만큼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곳에는 팔로알토라는 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재학생들의 부모 상당수가 고학력, 고소득자이다 보니 자연히 자녀들의 학업수준도 뛰어나 졸업생들의 다수가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 학생이 만드는 신문인 ‘더 컴퍼닐’지는 전통적으로 해마다 졸업생들의 명문대 진학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포스트 팰리 플랜 맵’이란 것을 만들어 왔다.
지난 해 발간된 지도를 보니 명문학교란 말 그대로 많은 학생들이 명문 사립대에 진학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 평범한 공립 고등학교하면 한 명도 보내기 힘든 대학에 2-3명이 진학할 정도이니 그 수준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이 신문의 공동편집장들은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전통을 깨는 결정을 내린 공동편집장들은 대학진학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것을 유독한(toxic) 문화로 규정하면서 진정한 교육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사회에 던졌다.
나는 어린 학생들의 이 결정이 삶의 가치와 인생의 목표에서 대학의 간판에 의존하려는 비뚤어진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동시에 최근 불거진 입시 부정입학 파문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사려 깊은 의도라고 높이 평가한다. 동시에 여전히 대학 간판을 성공의 척도로 삼으려는 우리 사회 일각의 잘못된 모습에 대해 반성을 하게 만드
는 동기부여를 제공했다고 본다.
해마다 입시 결과가 발표될 때면 가장 많이 오가는 대화가 “어느 대학에 들어갔어요?”란 질문이다. 원하는 목표를 이룬 학생이나 학부모는 당당하게 말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질문이 달갑지 않고, 심지어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명문대학에 들어가면 얻는 게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대학들은 풍부한 재정을 바탕으로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재정지원과 함께 동문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고, 각종 리소스를 통해 학업을 지원한다. 일반 대학들과는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인생의 마라톤에서 뒤쳐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인생은 돌아가는 법도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꿈과 목표, 그리고 열정이다. 그리고 이는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데 있어 일반 대학이든 명문대이든 똑같은 명제이다.
얼마 뒷면 어엿한 대학생이 될 학생들이 긴 여름방학을 즐기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일자리를 얻어 사회경험을 쌓고 있고, 또 어떤 학생들은 집에서 쉬며 대학문을 들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출발점을 목전에 두고 내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많았으면 한다.
대학은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들어가서는 더욱 어려운 환경과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흔들림 없이 학업에 매진해 4년에 졸업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 이후는 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경쟁의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스스로 찾고 갈망해야 하며,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 성공의 바탕은 바로 도전이기 때문이다. 팔로알토 학교신문 공동편집장들의 담대한 결정의 변이 더욱 빛나 보이는 이유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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