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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날 올까

2019-07-18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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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시장 새로운 트렌드 ‘아이 바잉’(iBuying)

주택도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날 올까

알고리듬 기술을 활용한 주택 ‘아이 바잉’(iBuying) 매매 방식이 새 트렌드로 등장했다. [AP]

주택도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날 올까

아이 바잉 매매가 활성화되면 주택도 주식처럼 쉽게 매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AP]



최근 주택 시장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아이 바잉’(iBuying)으로 불리는 즉석 주택 매매로 이미 즉석 매매 방식으로 거래된 주택이 전국에 상당수에 달한다. 즉석 매매는 부동산 투자 기관이 ‘알고리듬’ 기술을 활용해서 산정한 주택 시세를 셀러에게 제시한 뒤 셀러가 이를 받아들이면 거래가 즉석에서 체결되는 방식이다.

제시된 가격이 조금 낮더라도 집을 내놓고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과 높은 부동산 중객 수수료 비용을 피할 수 있어 최근 셀러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 통신이 인터넷을 통한 즉석 주택 매매 트렌드를 살펴봤다.


◇ 클릭 한 번에 계약 체결

주택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난 지 약 10년이 흐른 지금 마우스 클릭 한 번만으로 주택을 사고파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미 상당수의 주택이 이른바 아이 바잉으로 불리는 인터넷 즉석 매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새로운 주택 매매 방식이 보편화될 경우 주택 매매 효율성을 올리고 주택 구입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자칫 주택 시장에 또 다른 거품을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인터넷 즉석 매매는 주로 대형 부동산 투자 기관에 의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 투자 기관은 자체적인 알고리듬을 통해 산정한 주택 시세를 셀러 측에 제시하고 셀러가 이를 받아들이면 주택 거래 계약이 체결되는 거래 방식이다.

◇ ‘알고리듬’으로 바이어 위험 최소화

주택이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임은 분명하지만 자율적인 매매 방식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시장 실패’(Market Failure)라는 결과를 낳는 경우도 많다. 가장 큰 위험은 바이어가 주택과 관련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상품 매매와 달리 주택 매매는 셀러가 매물 상태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다시피 보유하고 있다. 바이어는 매물 상태와 관련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구입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항상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셀러가 매물 상태를 ‘공개’(Disclosure) 하는 절차가 있지만 종종 시간이 지연되고 신뢰도가 높지 않을 때가 많다.

주택 구입 시 이 같은 불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 바로 알고리듬이다. 알고리듬 기술을 활용, 셀러 측 공개 사항과 주변 시세, 주택 매매 타이밍, 인근 임대 주택 공실률과 같은 여러 요인을 분석한 뒤 주택 시세가 산출된다. 산출된 시세가 적정하다고 판단한 투자 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셀러 측에게 오퍼를 제시해 주택 구입 의사를 전달한다. 지난해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경우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5%가 즉석 매매 방식을 통해 거래됐고 현재 약 2만 2,000 채에 달하는 주택이 이 같은 방식으로 투자 기관의 손에 넘어갔다.

◇ 주식처럼 쉽게 매매

주택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즉석 매매 방식이 다음번 주택 시장 침체기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주택 시장이 둔화되면 일반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즉석 매매 방식이 셀러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주택 실소유자는 감소하고 투자자들의 소유 비율이 급격히 증가해서 임대 주택 매물만 양산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우려다.


마우스 클릭 한 번만으로 이뤄지는 즉석 주택 매매가 활성 될 경우 주택 수익 비율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현재 레드핀과 같은 부동산 업체는 3D 지도와 같은 첨단 기술로 매물을 직접 볼 필요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같은 매입 방식을 선호하는 대형 투자 기관이 주택 매물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시장에 풀 경우 매물 유동성이 높아져 일반 구매자는 물론 소규모 투자자들에 의한 주택 거래가 마치 주식 거래처럼 활발해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기존 방식으로 주택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여러 번거로움이 해소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은 매물이라도 투자자들에 의한 구입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 ‘가격 폭등, 주택 수익률 하락’ 우려

투자 자산의 수익률은 자산 가치를 연간 현금 흐름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주식의 경우 현금 흐름은 배당금이고 주택의 경우 연간 임대 수익이 현금 흐름에 해당된다. 주택 투자 수익 비율은 주택 가치를 연간 임대 수익으로 나눈 비율인데 이 비율이 약 12~15 정도면 괜찮은 투자로 여겨진다. 이를 수익률로 계산하면 약 7%~9%에 해당된다. 주식 투자 수익률로 볼 수 있는 ‘배당 수익률’(Dividend Yiled)은 평균 약 2%로 이를 ‘주가 배당 비율’(Price-to-dividend Ratio)로 환산하면 약 50을 조금 넘는다.

만약 주택 매매가 주식 거래처럼 쉽게 이뤄지면 가장 먼저 주택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약 10여 년 전 발생한 주택 시장 거품기에 이 같은 사실은 증명된 바 있다.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모기지 대출 장벽이 주택 시장에 유동성 확대를 불러왔고 이바람에 투자자들은 대출 미자격자들에게 보유 매물을 큰 폭의 차익을 남기고 팔아치울 수 있었다.

주택 시장 거품이 절정에 달했을 때 주택 투자 수익 비율은 약 21에 육박,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여기는 수준을 크게 벗어난 바 있다. 즉석 투자 매매 활성화로 주택 거래가 빠르게 이뤄질 경우 과거 사례에서 이미 증명됐듯 주택 가격 폭등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 현상이 우려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 2배 규모의 거품이 형성돼 주택 투자 수익률도 결국 주식 투자 수익률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향후 신규 주택 공급량이 관건

즉석 주택 매매의 명암은 향후 주택 건설 경기 전망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 만약 주택이 주식처럼 연간 임대 수익의 50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면 주택 건설 업체는 신규 주택 공급을 대량으로 늘릴 것이 확실하다.

신규 주택 공급 증가로 주택 재고가 늘어나면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주택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도 기대된다. 반대로 신규 주택 공급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주택 가격과 임대료는 높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고 투자 기관에 의한 임대 주택으로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투자 기관이 즉석 매매 방식으로 매입한 주택을 되팔지 않고 임대 주택으로 전환할 경우 주택 소유율도 급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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