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류현진, 건강한 게 내게 가장 큰 선물”

2019-07-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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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스타전 함께 경험한 전담 트레이너 김용일씨 인터뷰

▶ 류현진과 시즌 전체를 함께 하며 최고 시즌 토대 구축

“류현진, 건강한 게 내게 가장 큰 선물”

올스타전이 열린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포즈를 취한 김용일 트레이너. [연합]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류현진(32·LA 다저스)을 누구보다 흐뭇하게 바라본 사람이 있다.

류현진이 투수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어깨 수술을 받고도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김용일(53) 전담 트레이너다.

9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만난 김 트레이너는 다저스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샀다고 전했다. “다저스 관계자들이 부러워하더라고요. 자기들은 평생을 메이저리그에서 일하면서도 올스타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저는 오자마자 이런 영광을 누리게 됐다면서 말이죠.”


한국 대표팀이 결성될 때마다 팀의 단골 트레이너로 활약한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류현진과 처음 만났고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2015년 왼쪽 어깨를 수술하고 2016년에는 팔꿈치마저 메스를 댄 류현진은 한국에서 오프시즌 훈련을 할 때면 김 트레이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 트레이너가 LG 트윈스에 몸담을 때는 다저스와 LG의 스프링캠프 훈련장(애리조나)이 가까워 더 오래 류현진의 몸 상태를 살필 수 있었다. LG 구단은 류현진이 재기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우라며 김 코치의 부담을 덜어줬다.

류현진은 아예 올해부턴 시즌 중에도 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기 위해 사비를 들여 그를 전담 트레이너로 모셨다. 김 트레이너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LG 구단의 유니폼을 벗고 미국으로 건너간 김 트레이너는 열정적으로 류현진의 부활을 도왔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의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어깨 수술을 받을 때만 해도 많은 전문가가 류현진의 성공적인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김 트레이너에게 전적으로 재활을 의지한 류현진은 이러한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현재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고, 최고의 투수에게만 부여되는 올스타전 선발투수의 영예까지 안았다.

류현진 부활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김 트레이너는 “뿌듯하고 보람이 있다”면서도 정작 자신은 낮췄다. 그는 “류현진이 건강한 몸을 되찾기 위해 3년간 부단히 노력했다”며 “워낙 좋은 선수인데, 건강한 몸을 회복하면서 그게 성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트레이너는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류현진이 최근 3년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며 “그래서 류현진이 후반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 컨디션 관리가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김 트레이너는 류현진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짜인 훈련 프로그램 외에 식사 등 다른 요소에 대해서는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뭐든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며 “일단 올 시즌을 건강하게 완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런 뒤에 평가를 통해 다른 부분을 보완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 트레이너는 류현진 덕분에 다저스 전용기를 타고 올스타전을 구경하는 호사를 누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류현진이 다른 선물은 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류현진이 건강하게 잘하는 게 내게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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