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낀 강줄기… 빽빽한 삼나무길… 올 휴가는 ‘미지의 세계’로
2019-07-05 (금)
나윤석 기자
울산 울주군의 회야댐 생태습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녹음으로 우거진 제주의 용암길.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여행을 자주 다닐수록 뻔한 관광지보다는 남들이 잘 모르는 미지의 곳을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미 수많은 사람이 다녀간 곳은 되도록 피하면서 나만의 공간을 개척하는 것은 가방 하나 둘러메고 먼 길을 떠나는 여행객의 특별한 묘미다.
한국관광공사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피서객들을 위해 ‘숨은 관광지’를 선정해 2일 발표했다. 관광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난 4~5월 일반인들로부터 1,236개의 관광명소를 추천받은 뒤 전문가들이 모인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숨은 관광지’를 엄선했다.
울산 울주군의 회야댐 생태습지는 노방산이 마주 보이는 통천마을 앞 강변에 자리한다. 습지를 끼고 돌아가는 강줄기가 안동 하회마을 못지않게 멋진 곳이다. 회야댐 생태습지는 마치 ‘비밀의 정원’처럼 1년 중 딱 한 달만 여행자의 방문을 허락한다. 연꽃이 가장 예쁘게 피어나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다. 올해는 19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이곳을 탐방할 수 있다. 탐방 신청은 오는 10일부터 울산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탐방시간은 오전9~11시, 오후3~5시이며 관광객 숫자는 오전과 오후 각 50명으로 제한된다. 2012년부터 시작된 습지 탐방은 지난해까지 탐방인원을 채우지 못한 날이 하루도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제주시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출발해 거문오름 정상을 지나 상록수림, 곶자왈 지대의 산딸기 군락지로 이어지는 용암길도 ‘숨은 관광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약 5㎞ 코스로 3시간 정도 걸리는 이 길은 낯선 이름만큼이나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탐방로 초입부터 빽빽하게 들어선 삼나무가 눈길을 잡아채고 나무 데크를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능선과 함께 주변 오름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용암길에는 암석 지대와 용암 함몰구 같은 독특한 지형 때문에 다양한 식물이 공존한다. 거문오름 일대에 분포하는 식물은 총 300여종에 달하며 비가 내린 다음 날이면 여기저기에 팽이버섯과 느타리·목이버섯이 얼굴을 내민다. 용암길도 회야댐 생태습지처럼 제한된 기간에만 개방한다. 올해 용암길이 열리는 시기는 이달 20~28일이다. 예약 없이 오전8시~오후1시에 탐방수칙을 교육받은 뒤 출입증을 지참하고 돌아볼 수 있다.
이 밖에 서울시 식민지역사박물관, 경기도 연천군 연천고랑포구역사공원,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등도 ‘숨은 관광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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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