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지영 캘리포니아 뱁티스트대 교육학 교수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우리 아이가 이런 성격이고 저런 행동을 하는데… 얘가 과연 나중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떤 모임에 가서 내가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할 때마다 듣는 질문이다. 물론 한인부모들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성공, 특히 학업성적에 대한 한인 학부모들의 관심은 남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학업 성과와 관련, 학자들이 유전적인 요인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한 가지 정말로 중요한 요소가 있다는 생각이다. 바로 끈질긴 근성, 그릿 (Grit)이다. 그릿의 사전적 정의를 한국말로 번역하면 “목표를 향한 열정과 근성, 그리고 꿋꿋하게 매달리는 끈기” 정도가 된다.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공부는 머리로 하는 거야”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면서 자랐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반박했다. 아니 반박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유전적인 요소(머리)로 모든 결과가 정해진다고 인정한다면, 스스로에게 어느 정도 한계선을 긋는 것과 다름없기에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는 머리보다는 엉덩이(?)로 하는 거라고 스스로 되뇌었는데, 돌이켜 보니 그것이 그릿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것 같다.
지난 10여년 간 댈러스 카우보이의 간판스타였던 제이슨 위튼의 은퇴 기자회견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최고로 재능이 뛰어나거나 눈에 확 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릿에 매달렸다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자신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그를 보며 나는 큰마음의 박수를 보냈다. 이 말을 공개 석상에서 당당히 할 수 있을 만큼, 그가 최정상급 선수들만 모여 있는 NFL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해왔는지 그 진솔한 마음이 전해졌고,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선천적인 요소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축복이자 선물이 아닐까.
자신이 비록 선천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릿을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을수록, 성공을 향한 기회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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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영 캘리포니아 뱁티스트대 교육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