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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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좋고 에너지 비용도 절약돼야 잘 팔려

2019-06-27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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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생활공간 줄어 별도의 세탁실 선호

▶ 에너지 스타 창문·패티오도 구입 의욕 높여

바이어들이 눈 여겨보는 주택 조건들

최근 들어 주택 거래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집값이 수년간 오름세인데다 매물 부족 현상마저 해소되지 않자 주택 거래도 위축되고 있다. 이처럼 주택 수요가 서서히 감소 중인 가운데 팔리는 집을 잘 팔리고 있다. 잘 팔리는 집은 주택 시장 상황과는 상관없이 바이어들 간 ‘웃돈’ 경쟁까지 불러일으킨다.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는 매물은 뭔가 특별한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 주택 건설업 협회’(NAHB)가 최근 ‘2019년 바이어가 원하는 주택 조건’(2019 What Home Buyers Really Want)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잘 팔리는 집이 갖춘 조건들을 알아봤다.

◇ 별도의 세탁실(바이어 선호도 91%)


주택 구입 조건으로 바이어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것은 별도의 세탁실이다. 약 91%에 해당하는 바이어들이 세탁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는 ‘있는 집을 선호한다’라고 대답했을 정도로 세탁실을 원하는 바이어가 많다.

바이어들이 세탁실을 선호하는 이유는 세탁실이 없는 주택을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세탁과 건조를 위해 실내 공간을 할애하면 생활 공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지저분하게 보여 여러 가지 불편이 예상된다. 반대로 별도의 세탁실 공간이 있는 집은 이런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된다.

◇ ‘에너지 스타’ 인증 창문(89%)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주택이 인기다.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그중 새는 틈만 잘 막아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실내 에너지가 외부로 가장 많이 새는 곳이 바로 창문이다. 그래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창문에는 별도의 에너지 스타 인증서가 발급되는데 바이어 10명 중 9명이 바로 이 에너지 스타 창문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바이어 중 약 31%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창문이 아니면 주택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고 약 51%는 설치된 집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연방 에너지국에 따르면 에너지 스타 인증을 받은 창문을 설치하면 단일창 주택에 비해 연간 약 465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 패티오(87%)

주로 뒷마당에 설치되는 패티오 공간은 실외 공간이지만 실내 공간을 확장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패티오가 설치된 주택은 주택 외관을 뜻하는 ‘커브 어필’이 살아나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전국 주택 건설업 협회’(NAHB)의 조사에서 약 87%에 달하는 바이어들이 생활 공간의 일부로 패티오가 설치된 주택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패티오가 설치된 주택을 팔 때 설치비 회수율이 약 69%로 매우 높은 점도 바이어들이 눈여겨보는 이유다.

◇ 천장 선풍기(85%)

비용도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집을 빨리 팔 수 있는 방법이다. 천장 선풍기를 몇 곳에 설치하면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받는데 성공할 수 있다. 조사에서 약 85%에 해당하는 바이어들이 천장 선풍기가 설치된 주택을 구입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천장 선풍기는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다. 연방 에너지국에 따르면 천장 선풍기를 설치하면 여름철 에어컨 온도를 약 4도 높일 때와 똑같은 냉방비 절약 효과가 있어 에너지 비용 절약에도 큰 도움이다.

◇ ‘에너지 스타’ 인증서(바이어 선호도 81%)

가전 업계도 차량 업계도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이 최대 화두다.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미 수년 전부터 에너지 효율성을 인정받은 주택이 주택 시장에서 스타 중의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최신 에너지 효율성 기준을 충족하는 주택이나 아파트는 ‘에너지 스타 주택 신규 건설 프로그램’(Energy Star Residential Construction Program)으로부터 에너지 스타 인증서를 받는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집은 정부 인증서뿐만 아니라 바이어들로부터도 좋은 대접을 받는다. 바이어 대상 설문 조사에서 연간 유틸리티 비용을 약 1,000달러 절약할 수 있는 매물에 바이어들이 지불 의향이 있는 ‘웃돈’은 평균 약 8,728달러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은 같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면 약 1만 달러를 더 주고 주택을 구입해도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지은 지 오래된 집이라고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실망할 필요가 없다. 인증서가 없더라도 에너지 절약 시설을 설치하면 빨리 팔 수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가 약 6,000명의 부동산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약 69%의 에이전트가 에너지 절약 시설을 갖출 경우 판매에 상당한 도움을 받는다고 답했다.

◇ 주방 더블 싱크대(81%)

식기 세척 공간이 두 곳으로 구분된 더블 싱크대가 서서히 사라지는 듯했다. 대신 그 자리를 과거 농장형 주택에서 많이 사용하던 싱글 싱크대가 최신 트렌드로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더블 싱크대가 효율적인 면을 앞세워 바이어들로부터 여전히 인기를 받고 있음이 증명됐다.

조사에서 약 81%에 해당하는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 조건으로 더블 싱크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는 ‘있으면 좋다’라고 답변했다. 더블 싱크대는 효율성 측면에서 여러 장점이 있다. 음식 준비에 편리하고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사용이 간편하며 더운물과 찬물로 나눠 설거지하기에도 좋다는 것이 바이어들에 더블 싱크대를 선호하는 이유로 들었다.

◇ 원목 마룻바닥(83%)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최근 인조 나무 바닥재인 ‘래미네이트’(Laminate) 바닥재가 많이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집을 팔 때를 생각한다면 인조 바닥재보다는 조금 비싸더라도 원목 마루 바닥재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원목 마루 바닥재는 내구성이 높고 친환경적이며 관리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바이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국 나무 바닥재 협회’(National Wood Flooring Association)가 부동산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원목 바닥재가 설치된 매물은 판매 기간이 약 10% 이상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AR의 조사에서는 기존 원목 바닥재 ‘표면 손질 작업’(Refinishing)을 실시하면 집을 팔 때 비용 전액 회수가 가능하고 원목 마룻바닥을 새로 설치한 경우에도 주택 판매 시 비용 회수율이 약 91%로 매우 높게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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