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30년전 준우승컵’ 받아…1989년 미주체전 당시 샌프란시스코가 ‘날치기’

2019-06-25 (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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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30년전 준우승컵’ 받아…1989년 미주체전 당시 샌프란시스코가 ‘날치기’

이규성(왼쪽) 재미대한체육회장이 지난 21일 열린 시애틀 미주체전 개막식에서 곽종세 전 워싱턴주 체육회장에게 ‘제5회 준우승컵’을 전달하고 있다.

워싱턴주가 30년만에 미주체전 준우승컵을 돌려받았다.

이규성 재미대한체육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제20회 ‘시애틀 미주체전’ 개막식 당시 곽종세 전 회장에게 때늦은 준 우승컵을 전달했다.

곽 전 회장이 이날 받은 준우승컵은 정확하게 30년 전인 1989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렸던 제5회 미주체전 당시 받았어야 했던 것이다.


재미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곽 전 회장이 워싱턴주 대한체육회장을 맡았던 그해 워싱턴주는 어느 해보다 많은 144명의 선수단을 출전시켜 7개 종목에서 18개의 금메달과 8개의 은메달, 8개의 동메달을 따냈다.

컴퓨터나 통신수단이 원할하지 못했던 당시 조직위원회는 폐막식 직전 전체 성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종합 우승은 LA, 2등은 샌프란시스코, 3등은 오렌지 카운티, 4등은 워싱턴주가 차지한 것으로 매겼다.

당시 곽 전 회장은 이 같은 성적을 믿을 수 없다며 구체적인 종목별 성적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고 결국 샌프란시스코가 준우승으로 조작한 사실을 발견해 이를 정정할 것을 요청했다. 결국 조직위는 마지 못해 워싱턴주와 샌프란시스코가 공동 준우승을 한 것으로 정리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당시 언론에 단독 준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발표한 뒤 준우승컵을 들고 가버렸고, 워싱턴주는 빈손으로 귀환해야 했다.

워싱턴주 한인과 스포츠인들에게 30년간 빚을 졌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곽 전 회장은 올해 시애틀 미주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규성 재미대한체육회장에게 준우승 컵을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 회장도 소동이 벌어졌던 30년 당시 현장에 있어 이같은 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대한체육회는 시애틀에서 미주체전이 열린 만큼 ‘명예 회복’ 차원에서 ‘제5회 대회 준우승컵’을 다시 제작해 곽 전 회장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전달했다.

곽 전 회장은 “스포츠맨십은 페어플레이를 통한 선의의 경쟁인데 30년 전 ‘날치기’ 당한 단독 준우승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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