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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의 스트레스

2019-06-20 (목)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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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의 스트레스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집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분명 바이어와 셀러 모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일생의 중대한 일임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바이어와 셀러에게는 일생에서 몇 번 되지 않는 큰 금액의 거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집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바이어와 셀러 중 누가 더 스트레스를 받을까?

흔히 바이어가 집을 구입하는 과정은 구직 면접시험이나 대중연설과 같이 무척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라고 한다. 반면에 집을 파는 셀러 측 입장에서 보면 바이어들의 이러한 주장은 자신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 현장에서 매일 바이어와 셀러를 만나는 필자가 보기에도 바이어들도 집 구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하지만 셀러가 집을 팔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셀러의 스트레스가 훨씬 많다고 보여진다.

셀러가 집을 팔기 위해 해야 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첫째, 집 안팎을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 이곳 저곳에 모양 없이 널려 있는 가구들이나 쓸데 없는 물건들이 있는 집은 제 가격을 받기도 힘들지만 매매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바이어들이 처음 집 안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깨끗하고 깔끔한 맛이 나야 한다.

이렇게 깨끗하게 정돈 집을 늘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집을 팔려고 준비하는 셀러들에게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도 하다.

둘째, 집을 내놓기 전에 고장 난 부분과 업그레이드 할 것을 구별해서 실행에 옮긴다. 고장 난 것들이야 수리를 하면 되지만 업그레이드는 실패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여간 조심해서 업그레이드 리스트를 작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업그레이드에 들인 비용 대부분은 집값에 반영되지 않고 그저 집을 빨리 파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그레이드를 많이 했다고 해서 집값이 수직 상승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5만달러를 들여서 집을 업그레이드 했다면 대부분 셀러들이 생각에는 집값을 최소 4-5만은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거래에 임해 보면 만에서 만5천달러 정도의 집값 상승효과 만을 보게 된다.

셋째, 앞과 뒷마당의 조경과 잔디, 나무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평소 조경 관리를 좋아하는 셀러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이 과정 또한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넷째, 스테이징( staging)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에서 가장 핫 한 트렌드가 바로 스테이징이다. 아주 가격이 낮은 주택을 제외하면 요즈음 매물로 나온 대부분의 주택들은 스테이징으로 몸치장을 하고 있다. 자신이 집이 다른 집보다 상태가 좋더라도 스테이징으로 꾸미지 않았다면 바이어들의 구매순위에서 떨어 질 수가 있다. 따라서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스테이징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셀러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셀러가 살고 있는 집의 경우라면 부분적인 스테이징을 하기 위해 가구들을 치워야 하는 스트레스는 셀러의 몫이다.

다섯째, 오픈 하우스와 쇼잉(showing) 또한 셀러의 스트레스 항목이다. 말이 오픈하우스 행사라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 드나드는 것은 셀러에게는 스트레스다.

에이전트는 주말마다 오픈하우스를 한다고 하고 마땅히 아침부터 어디 가 있을 곳이 없을 때는 정말 답답하다. 또 오픈하우스가 없는 날에도 바이어가 언제 불쑥 나타날지 몰라서 편안히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특히 한인들은 냄새가 나는 음식들이 많아서 집에서 마음 놓고 음식을 해 먹는 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이상과 같이 셀러들이 받게 되는 고충과 스트레스를 열거해 보았다.

셀러 입장에서는 집을 이미 내 놓은 이상 이 고통의 시간을 하루라도 줄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간이 갈수록 바이어나 셀러는 지치고 힘들어한다. 따라서 바이어와 셀러 모두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이러한 스트레스의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문의 (714)726-2828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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