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
▶ 비용 문제는 손실 없게 꼼꼼하게 따져야
안 보이는 비용 따지면 투자 효과 높지 않아
주택이 제공하는 기능은 다양하다. 자녀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자 가족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주택이다. 주택은 또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부동산 투자를 잘 하는 이웃이 집을 팔아 높은 수익을 챙겼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투자 수단으로서의 주택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투자 목적만 가지고 주택을 구입하면 기대했던 수익보다는 손실을 보기 쉽다고 경제 뉴스 전문 방송 CNBC가 최근 충고했다.
◇ 인플레이션 따지면 투자 효과 별로
재정 정보 사이트 ‘험블달러닷컴’(HumbleDollar.com)의 편집자이면서 저서 ‘돈에 다루는 방법’(How to Think About Money)의 저자 조너선 클레멘츠는 주택 구입은 투자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크지 않다고 단언한다. 주택 구입이 가져다줄 투자 효과를 논하기 전에 인플레이션 상승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이유다. 클레멘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상승분을 감안한 주택 가격 상승률은 역사적으로 연간 약 1%로 그다지 높지 않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은 주택 가격 상승률이 올해 약 3.6%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약 2.6%로 낮아질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연방 노동국이 발표한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은 약 2%(4월 말 기준)으로 이를 감안하면 내년도 주택 가격 상승분은 1%도 채 안 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클레멘츠는 “주택 투자를 계획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상쇄 효과는 지나치기 쉽다”라며 “주택 구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실이 발생도 우려된다”라고 충고했다.
◇ 수수료, 리모델링 등 여러 비용까지 따져야
재정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도 주택 매매로 큰 손실을 입기도 한다. 개인 재정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캐시 머니 라이프’(Cash Money Life)의 설립자인 라이언 귀나 대표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귀나 대표 부부는 주택 시장 침체 직후인 2010년 오하이오 주 데이턴에 구입한 첫 주택을 처분하면서 무려 5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주택 시장이 완전한 회복세로 접어든 올해 시카고 지역의 집을 팔면서 약 3,000달러의 손실이 다시 발생했다. 손실액 3,000달러는 매매가 기준으로 단순히 계산된 금액일 뿐 주택 구입 후 실시한 리모델링과 중개 수수료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손실액은 약 2만 5,000달러라고 귀나 대표가 고백했다. 부부는 시카고의 집을 구입하면서 투자 효과는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손실로 인한 충격은 크지 않았다. 대신 ‘돈을 벌기 위한 목적’만으로 주택을 구입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귀나 대표는 “투자 수단으로서의 조건은 현금 투자분에 대한 수익이 창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주택의 일부 또는 전체 공간을 임대해서 임대 수익 등이 발생하지 않는 한 주택은 대출을 갚아야 할 부채로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귀나 대표의 사례처럼 단순히 사고파는 가격을 통해서 수익이 발생했다고 판단하는 것도 잘못된 투자 접근법이다. 리모델링 비용, 부동산 중개 수수료, 재산세, 주택 보험료, 건물 수리 및 관리비, 타이틀 보험료, 모기지 대출 수수료 등 자질 구레한 모든 비용을 모두 제외한 뒤에 발생한 수익이라야 주택 매매로 인한 진정한 수익이 창출됐다고 할 수 있다.
◇ 인플레이션 완충 효과 vs. 낮은 위험 분산 효과
투자 수단으로서의 주택 구입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감안해야 하듯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 축적 효과를 생각하면 주택 구입에 따른 투자 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뉴포트 비치 소재 비콘 포인트 어드바이저의 켈리 디곤지니 ‘공인 재무 설계사’(CFP)가 내세우는 주택 구입에 따른 가장 큰 투자 효과는 인플레이션 발생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완충 기능이다. 이 밖에도 장기적으로 순자산을 차곡차곡 축적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주택 구입만 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 디곤지니 CFP의 설명이다.
임대 수익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다면 투자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된다. 하지만 주택 구입 가격과 구입 후 발생할 비용을 향후 예상되는 임대료와 비교해봐야 좋은 투자 수단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
디곤지니 CFP에 따르면 주택 임대 수익률이 주식이나 채권 투자 수익률을 웃돈다면 좋은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투자가 추천된다고 한다.
임대 수익 목적의 주택 구입을 고려할 때 몇 가지 더 따져야 할 사항이 있다. 주택 구입에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높은 투자금이 지출되지만 주식 투자와 달리 투자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
주식 투자의 경우 업종별로 여러 종목에 투자하면 업종별 경기에 따라 어느정도 위험을 분산할 수 있지만 주택 투자는 부동산 경기에만 ‘올인’해야 하는 과감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수리나 세입자 상대와 같은 건물주로서 담당해야 할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을 때 임대용 투자 주택 구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 장기 보유 목적 구입… 투자 효과
주택 구입이 투자 수단으로서 큰 가치가 없다고 해서 주택 구입을 쉽게 포기할 필요는 없다. 투자 효과를 따지기 전에 누구나 거주할 공간이 필요하고 세입자 신분으로 살아갈 때보다 주택 구입에 따른 장점이 훨씬 많다. 클레멘츠 재정 전문가는 “5~7년 이상의 기간을 놓고 본다면 주택 구입에 따른 혜택이 훨씬 크다”라며 “주택 보유로 인한 비용은 고정 비용인 반면 임대료는 매년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임대로 인한 가장 큰 위험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택 구입에 필요한 모기지 대출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매달 페이먼트를 납부해야 한다는 반강제적 의무가 발생하지만 페이먼트 납부는 부동산 자산을 축적하는 방법이며 모기지 대출을 상환하면 주택 가치가 곧 자산이 되는 날이 온다.
부동산 가치는 역사적으로 장기 상승을 거듭하기 때문에 장기 보유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효과는 덤으로 따라오는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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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