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인 가구 전성시대

2019-06-1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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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미국인, 미국의 1인 가구는 현재 3,570만으로 전체 가구의 28%를 차지한다. 거의 네 집 건너 한 집이 ‘나 홀로 가족’이다. 21개 도심지역은 혼자 사는 비율이 더 높아 세 집 중 한 집이 1인 가구다. 다른 도심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이 적고 생활비가 저렴한 곳들이다. 그중에서도 플로리다 주 게인즈빌이 1인 가구 40.4%로 1위에 올랐다.
LA나 뉴욕 등 젊은 싱글들이 많은 대도시는 1인 가구 상위 순위와는 거리가 멀다. 혼자 산다는 것은 주택 모기지나 아파트 렌트, 유틸리티 비용을 혼자 부담할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주거비 높은 대도시에선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국의 1인 가구 비율은 1960년의 13%, 1980년의 23%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해 왔고 이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전통적으로 ‘중산층 4인 가족’을 소비시장의 척도로 삼아 온 미 업계는 그동안 가족패턴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혼밥과 혼술에서 혼자 영화 보는 ‘혼영’과 혼자 여행 가는 ‘혼행’ 등 속출하는 새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한국과 비교해도 그렇다.)
요즘엔 미 업계도 불만 높아진 ‘1인 가구’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처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릿저널도 지난 주 “나 홀로 사는 미국인들이 증가하면서 소비제품 회사들이 가족중심의 개발 및 마케팅에서 1인 가구 포커스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하며 가전제품들의 소형화와 함께 1인용 디저트에서 두툼해진 ‘빅 롤’ 변소휴지에 이르기까지 1인 가구 소비자들의 성향분석에서 나온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릿저널이 전한 혼자 사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다 먹기 전에 분명히 절반은 상해버릴 12개들이 달걀 한 판, 역시 절반이상은 곰팡이 슬어 버려야 할 식빵 한 봉지(사온 즉시 냉동시키는 해결책이 있지만 한 장씩 랩으로 싸서 냉동시키는 수고를 해야한다), 한번 구우면 8인분이 나오는 케익 믹스…

혼자 사는 최대 장점은 ‘편안함’이다. 정신적 편안함을 ‘자유’로 표현한다면 신체적 편안함을 주는 것은 ‘편리’인데 4인 가족 기준의 생활상품들이 나 홀로 가족에게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제야 소비제품 기업들이 구매력 급증하는 이 소비집단의 ‘불편함’ 해결에 적극 나선 것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주요 1인 가구 그룹은 도시 거주 밀레니얼 세대와 은퇴한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노인 세대다. 여러모로 취향 다른 이 두 그룹이 동시에 만족하는 상품 중 하나가 전보다 훨씬 두툼해진 ‘빅 롤’ 변소휴지다. 젊은 층은 자주 갈아 끼울 필요 없어 좋아하고 노인층은 핸들하기 쉬워 선호한다고 프록터 앤 갬블의 리서치 팀은 전한다.

디저트에서 냉장고까지 소형을 원하지만 ‘큰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옷장’이다. LA클로젯 디자인의 리사 애덤스 대표는 고객의 40%가 1인 가구인데 간소화하는 다른 공간에 비해 클로젯 만은 확대 리모델 요구가 늘고 있다고 전한다.

소비제품 기업들은 나 홀로 가족이 향후 15년 동안 미 소비부문에서 가장 급성장할 그룹으로 전망한다. 소용량·소형의 보다 편리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 것이다. 1인 가구 전성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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