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노마’, 끝없는 포도밭… 와인의 향기에 흠뻑 취한다

2019-05-17 (금) 유정원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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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주의 대명사 ‘소노마’를 가다


소노마(Sonoma)카운티는 꿈결 같은 곳이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지나 북쪽으로 101번 프리웨이를 따라 40마일만 달리면 파탈루마(Pataluma)라는 소도시에 닿는다.

소노마카운티의 시작점이다. 이제부터는 끝없는 포도밭이 이어지다 레드우드 숲이 나타나고 그 사이로 강이 흐른다. 여기에 언제나 온화하고 청량한 날씨까지 더해준다. 언제든 찾아가 녹아들고 싶은 고장이 바로 소노마다.

캘리포니아 포도주의 대명사로 불리는 소노마에는 당연히 무수한 와이너리가 산재해 있다. 하지만 소노마의 매력은 이 것 뿐이 아니다. 밸리와 와이너리, 레드우즈 숲과 러시안 강,파도치는 해안, 이 세 가지가 모두 어우러져 소노마카운티를 찾는 방문객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봄부터 여름과 가을에는 각종 페스티벌도 이어진다. 가장 가까운 시간대에만도 행사가 즐비하다. 제일 먼저 힐즈버그(Healdsburg) 재즈페스티벌이 열리고 이어 페기수(Peggy Sue) 자동차쇼가 개최된다. 또 맥주 페스티벌인 비어페스트(Beerfest)가 열릴 예정이다. 7월에는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는 소노마카운티 페어(Sonoma County Fair)가 여행객을 불러들이고,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에는 소노마카운티 하베스트페어(Sonoma County Harvest Fair)가 열린다.

포도밭 능선과 언덕위에 들어선 와이너리, 숲 사이를 흐르는 투명한 강줄기, 하늘까지 빽빽하게 채운 레드우드, 이 자연 속에서 아름다운 타운들이 조성돼 있다. 소노마카운티에서 열리는 축제는 이처럼 영화 같은 배경 안에서 벌어진다. 시간의 흐름조차 머물다 떠나지 않은 것처럼 옛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과 작은 타운에서 진행되는 축제에서 진정한 캘리포니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샌타로사(Santa Rosa), 세바스토폴(Sebastopol), 힐즈버그(Healdsburg), 소노마(Sonoma), 클로버데일(Cloverdale), 글렌엘렌(Glen Ellen), 보이스(Boyes) 등은 소노마카운티를 장식하는 아름다운 스몰 타운들이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모텔과 아늑한 레스토랑, 한가한 카페와 커피샵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무공해 지역 특산품으로 맛난 식사를 제공한다.

또 쇼핑은 물론 곳곳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로컬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할 수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작가들 작품이라도 수준은 세계적이다.

보헤미안 하이웨이라고 불리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많은 아티스트들이 소노마에 둥지를 틀은 덕분이다. 소노마카운티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인구당 아티스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소노마카운티에는 얼마나 많은 와이너리가 자리잡고 있을까. 태평양을 끼고 부는 지중해성 바람과 비옥한 토양을 바탕으로 무려 425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세계적인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와인 컨트리(Wine Country)가 바로 소노마카운티다. 수많은 와이너리가 시음장을 마련해 놓고 있고 관광객은 드넓게 펼쳐진 포도과수원을 굽어보며 무료로 와인과 스낵을 즐길 수 있다.


소노마카운티 서부 지역에는 러시안(Russian)강이 흐른다. 숲을 가득채운 암스트롱 레드우드 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들어찬 산줄기 밑으로 굽이굽이 흐르는 러시안 강에서 카약이나 보트를 타거나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광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감탄이 새어 나온다.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강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가슴 속에서 솟아날 것이다.

소노마카운티의 또 다른 매력은 50마일에 걸친 태평양 해안선이다. 모래사장과 바위 그리고 절벽이 조화를 이루며 빚어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잔잔한 햇볕과 하얀 거품을 토해내며 몰아치는 파도는 이곳이 사색의 바다라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소노마의 바다에서는 젊음의 광란은 찾아보기 힘들다. 바람 소리에 잠겨 대양을 바라보면서 가족끼리 침묵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다.

태평양 1번 하이웨이를 따라 굽이 치는 보디가 베이(Bodega Bay)에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들이 유명세를 끌고 있다. 지역 특사물인 연어와 대구로 조리한 다양한 요리가 메뉴에 오른다.

또 이곳에서는 금새 잡은 대게를 어선에서 직접 구매하는 재미도 맛 볼 수 있다. 샌파블로 야생보호구역 (San Pablo Wildlife Refuge)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로 이어지는 샌파블로 베이 늪지대 야생상태를 둘러보며 산책을 즐기기적당하다. 알래스카 에어라인은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고, 포틀랜드, 시애틀에서 소노마카운티로 날아가는 항공편을 운행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공항에서는 자동차로 한시간 이내에 소노마카운티에 도착할 수 있다.

<유정원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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