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자외선 차단제, 혈액 속 성분 침투”
2019-05-08 (수)
자외선차단제(선크림)를 하루만 사용해도 일부 성분이 혈액 속에 흐른다는 연방식품의약국(FDA)의 연구조사가 나왔다. 특히 성분 중에는 체내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옥시벤존’도 포함돼 있었다.
FDA의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는 6일 자외선차단제의 일부 성분이 사용자 혈관 속에서 비정상적 수치로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자외선차단제 사용 기간이 길어진 것과 비례해 혈액 속 자외선차단제 성분 수치가 높아졌다. 혈액 속 차단제 성분은 사용을 중지한 이후에도 최대 24시간 유지됐다. 연구센터는 피실험자 24명에게 아보벤존·옥시벤존·에캄슐·옥토크릴렌 등 성분이 포함된 자외선차단제를 하루에 네 번, 4일간 피부의 75% 면적에 바르도록 했다. 에캄슐 성분이 포함된 자외선차단제를 도포한 6명 중 5명 혈액 속에서 정상치를 훌쩍 넘는 에캄슐 수치가 나왔다.
나머지 성분 수치도 피실험자 모두 정상치를 넘었다.
이중 옥시벤존 수치가 눈에 띄었다. 매년 자외선차단제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는 미 비영리 환경단체 ‘EWG’의 선임 연구원 데이비드 앤드류스는 “나머지 3개 성분보다 옥시벤존 수치가 50~100배 가까이 더 흡수됐다”고 했다. 옥시벤존은 청소년의 테스토스테론(남성의 대표적인 성호르몬) 감소, 성인 남성의 호르몬 불균형, 여성의 임신 기간 단축과 영아 체중 장애 등과 상관관계를 보이는 성분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그만둘 필요는 없다고 했다. 데이빗 레펠 예일대 피부과학 교수는 “결과를 증명할 수 있는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 그전까지는 계속 자외선차단제를 발라도 된다”고 했다.
EWG의 스콧 페이버는 “피부에 바른 것이 체내로 흡수된다는 건 전혀 새로운 연구가 아니다”라며 “이 연구 결과는 FDA가 자외선차단제 제조사에 제품 검증을 더 하라고 요구하는 일종의 경고”라고 말했다. 로버트 칼리프 전 FDA 의장도 “FDA 권장 수치를 뛰넘는다고 해서 위험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미 피부과학 아카데미는 자외선에 노출되는 신체 모든 부위에 2시간에 한번씩 자외선차단제를 바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