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정가 낮게 나왔다고 ‘하늘 무너지는 것’ 아니다

2019-04-25 (목) 준 최 객원 기자
작게 크게

▶ 주택가치는 바이어 지불의향 가격에 의해 결정, 통제 불가능한 요인이 주택가치 떨어트릴 수도

▶ 감정 평가사 방문 전 집 안팍 정리하는 것도 좋아


주택 시세 관련된 바이어와 셀러 간의 시각 차이는 자주 발생한다. 열에 아홉은 셀러가 판단하는 가치가 바이어가 느끼는 것보다 높다. 시세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주택 감정 절차를 진행한다. 그런데 주택 감정가의 목적을 잘못 이해하면 양측의 시각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주택 시세는 현재 주택 구입 활동 중인 바이어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가치로 주택 감정 평가사가 이 가치를 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때로는 주택 감정가가 셀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정가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매물의 가격이 그대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US월드뉴스&리포트가 주택 감정가가 낮게 나왔을 때 셀러가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 시세 = 바이어 지불 의향 가격

주택 감정업체 ‘어프레이절 엑스퍼츠’(Appraisal Experts)의 켈리 켈로그 대표는 “특정 주택의 시세는 바이어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가격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주택 감정 평가사의 역할은 바이어 지불 의향 가치를 최대한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라고 주택 감정 절차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다.


감정 절차는 주택 거래와 관련, 여러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바이어나 바이어 측 대출 은행이 감정 작업을 주문해서 실시하지만 집을 파는 셀러도 공정한 가치 파악을 위해 감정 절차를 활용하기도 한다.

주택 매매를 위임받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리스팅 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가 발생할 때 셀러가 주택 감정을 실시해 가격 결정에 참고할 수 있다.

■ 어떤 요인이 우리집 가치 좌우하나

주택 감정 평가사가 특정 주택의 가치를 산정할 때 인근 지역에서 최근 매매된 매물 자료를 반드시 참고한다. 비교 대상에 포함된 매물은 해당 주택과 비슷한 조건을 갖춰야 정확한 시세 산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인근에서 매매된 주택들의 조건을 잘 알지 못하는 셀러들이 자신의 주택 감정가가 낮게 나왔을 때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옆집은 우리 집 감정가보다 얼마를 더 받고 팔렸다’라는 식의 오해다. 매매 가격만 놓고 단순 비교할 때 이런 오해가 나오기 쉽다.

하지만 옆집의 경우 침실 개수가 많거나 새 주방 시설이 갖춰진 것이 높은 가격에 팔렸던 이유일 때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택 조건 중 침실 개수에 의해 감정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침실 개수가 많을수록 바이어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가격은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침실 2개짜리 주택과 침실 3개짜리 주택 간 확연한 가격 차이가 나타난 이유다.

■ 주택 형태에 따라서 반대 결과

주택 형태에 따라서 침실 개수가 적은 주택의 가치가 더 높을 때도 있다. 55세 이상 거주하는 시니어 주택 단지에서는 침실이 많은 주택은 ‘불필요하게 큰 집’으로 여겨져 침실 3개짜리보다 오히려 2개짜리 주택의 시세가 더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따라서 비교 대상 주택과 조건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주택 가치를 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통제가 불가능한 요인이 주택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 가치 하락 요인을 주의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택 뒤편에 교통량이 많은 대로가 위치해 있거나 공항 인근 지역으로 소음이 심한 경우, 또는 대형 송전선 인근에 위치한 경우 등 다른 지역의 주택 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되는 것을 피하기 힘들다.

■ 대형 리모델링 실시해도 대략 20% 더 받는데 그쳐

리모델링이나 주택 시설 추가 공사를 실시하면 주택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집을 팔 때 공사비로 지출된 금액만큼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다. 전문가들은 같은 지역 내 비슷한 조건을 갖춘 주택들의 가치는 실시된 리모델링 규모와 상관없이 약 20% 범위 내에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주택이 15만 달러~20만 달러에 매매되는 지역에 위치한 주택을 대상으로 10만 달러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해도 매매 가격은 최고 약 24만 달러를 넘기기 힘들다.

따라서 주택 가치를 효율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인근 주택의 조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같은 동네 주택 중 태양광 패널이나 수영장이 설치된 주택이 많다면 두 가지 시설을 설치해야 적절한 시세에 집을 파는 데 도움이 된다.

■ 오늘 나온 감정가 내일 바뀔 수도

주택감정가가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감정가가 전문가를 통해 산정된 가격으로 객관성을 갖췄다고 볼 수는 있지만 정해진 가격은 아니다. 감정가는 감정 절차 당시의 가치를 나타내는 가격일 뿐 시세라는 특성상 얼마든지 변동할 수 있다. 그레고리 바 주택 감정 평가사는 “오늘 감정가가 나왔더라도 다음날 팔리는 주택 가격에 의해서 감정가가 크게 변동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감정가가 낮다고 판단되면 우선 해당 감정 평가사에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을 요청한다. 만약 주택의 장점 중 감정 평가사가 빠트린 점이 있다면 감정가에 반영하도록 상의해 볼 수 있다. 때로는 인근에서 매매된 주택 자료가 생략돼 감정가 산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감정 평가사가 빠트린 매매 자료를 해당 감정 평가사 또는 대출 은행 측에 제공해서 감정가 수정을 의뢰하도록 한다.

■ 감정 평가사 방문 전 집 안팎 정리

감정 평가사가 방문하기 전 주택 주변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내는 물론 건물 외벽을 대상으로 새 페인트 작업을 실시하면 감정 평가사에게 산뜻한 인상을 풍겨 감정가를 올리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집을 보여줄 때와 마찬가지로 실내의 불필요한 물건을 최대한 정리하고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내부 바닥재를 새것으로 교체하면 감정가 상승에 좋은 방법이라고 권장한다. 주택이 위치한 동네 분위기에 따라서도 감정가가 영향을 받는다. 감정 절차가 예정된 날 이웃들에게 차량을 길거리보다는 차고 내부나 차고 진입로에 주차해달라고 부탁해볼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