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빨리 팔려면 적정한 가격 산정이 중요

2019-04-18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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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시세 고려해서 판매가격 정해야, 셀러의 60%는 최소 한번은 가격 내려

▶ 홈 스테이징은 바이어 입맛에 맞게


봄부터 여름으로 이어지는 시기는 1년 중 집을 내놓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계절적인 이유로 집을 보러 다니는 바이어 활동이 많고 새학기 시작 전 새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어 나는 시기다. 봄과 여름에 집을 내놓는 셀러들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집을 높은 가격에 빨리 파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두 목표가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리스팅 가격을 잘 정하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하다. 하지만 너무 가격이 높으면 ‘비싼 매물’이란 꼬리표가 붙게되고 너무 낮게 내놓으면 제값을 받기가 힘들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HSH닷컴이 매물 가격 산출 요령을 소개했다.

■ ‘컴스’(COMPs)보면 우리 집 가격 알 수 있다

집을 팔 때는 부르게 값이 아니다. 지역 시세를 고려한 가격에 내놓아야 집도 팔리고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지역 시세가 반영된 주택 가격을 예측할 때 ‘컴스’(COMPs: ‘Comparables’의 약자)가 활용된다. 컴스는 같은 지역에서 이미 팔렸거나 매물로 나온 주택으로 가격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집을 내놓을 경우 에이전트를 통해서 ‘시장 분석 보고서’(CMA)를 의뢰할 수 있는데 보고서에 최근 매매된 매물 기록이 포함된다.

컴스를 선정할 때 몇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너무 오래 전에 매매된 매물은 제외해야 하고 최근 3개월 이내에 매매된 매물이라야 최근 시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컴스의 조건은 내놓으려고 하는 주택의 조건과 비슷해야 하고 거리상으로는 반경 약 1/2마일 에서 1/4마일 사이에 위치한 매물이 적당하다.

지역에서 최근 매매된 매물이 없거나 주택 밀도가 매우 낮은 시골 지역의 경우 거리 조건을 확장할 수 있다. 주택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면적이다. 면적 차이가 10% 이상 차이 나지 않는 매물을 컴스에 포함시켜야 적정 가격을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 필요시 과감히 가격 내려야

높은 가격에 내놓는다고 해서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 비싸게 나온 매물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매매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가장 좋기로는 나중에 가격을 내릴 필요없이 처음부터 적절한 가격을 정하는 것인데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비싼 매물은 매매 시기가 지연돼 결국 가격을 내려야할 때가 많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무려 60%나 되는 셀러가 집을 내놓고 적어도 한번 이상 가격 인하를 실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시장의 반응이 미지근하다면 과감하게 가격을 내릴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체없이 내리는 것이 좋다.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면 한번에 큰 폭으로 낮추는 것이 여러번에 걸쳐 조금씩 내리는 것보다 매매에 더 유리하다. 가격 인하폭을 정할 때는 리스팅 에이전트의 의견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매물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고 시장의 반응을 가격 인하에 적절히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팔 때 주택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격 조건이다. 대부분의 바이어는 리스팅 가격에 따라서 구입 대상 매물과 제외할 매물을 결정한다.

■ 복수 오퍼, 항상 유리하지 않다

매물이 적고 수요가 높은 경우 ‘복수 오퍼’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한 매물에 여러명의 바이어들이 경쟁적으로 오퍼를 제출하는 현상이다. 복수 오퍼 현상은 리스팅 가격이 시세에 비해 매우 낮을 경우에도 ‘저렴한 매물’을 낚아 채려는 바이어들에 의해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 나온 매물이 적어 복수 오퍼 현상이 빈번히 나타났다. 바이어들간 경쟁 과열로 오퍼 가격이 오르면 셀러에게 유리할 것 같지만 위험도 뒤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바이어는 에스크로 기간 중 주택 감정을 통해 매물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절차가 있다.

만약 주택 감정가가 과열 경쟁을 통해 체결된 매매 가격보다 낮게 나오면 바이어의 대출에 차질이 발생한다. 대출 승인이 거절되면 최악의 경우 에스크로가 취소되고 결국 집을 다시 내놓을 수 밖에 없다. 에스크로가 취소되서 다시 나온 매물은 뭔가 결함이 있을 것이란 의심때문에 좋은 조건으로 팔기가 더욱 힘들어 진다.

■ 가격 인하 요인 제거

◆ 잔고장 수리

평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잔고장들은 집을 내놓기 전에 말끔히 수리한다.

마루 바닥에 생긴 흠집, 때묻은 벽, 조금씩 새던 수도 꼭지, 잘 닫히지 않는 주방 캐비닛 문 등은 셀러에게 사소한 결함이지만 바이어에게는 주택 구입 결정을 좌우하게 하는 큰 문제다.

대청소도 빼놓지 않는다. 연중 행사로 실시하던 창문 청소, 블라인드 청소는 물론 건물 외벽과 진입로에 낀 때를 벗겨내는 ‘파워 워시’(Power Wash) 청소까지 실시해야 집이 한결 산뜻하게 보인다.

◆ DIY 홈 스테이징

홈 스테이징이라고 해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할 만큼 거창할 필요는 없다. 셀러가 직접 할 수 있는 DIY 홈 스테이징도 가능하다. 홈 스테이징을 시작하기 전에 바이어의 시각으로 집을 살펴봐야 한다. 주택 가치는 결국 바이어들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에 바이어의 입맛에 맞는 홈 스테이징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셀러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가구나 장식품, 가족 사진 등을 제일 먼저 치워야 한다. 셀러의 가족 사진이 여러 곳에 걸려 있으면 바이어가 자신의 집처럼 상상하는데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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