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난주간의 뉴스들

2019-04-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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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서 2017년 기간 구금된 사람만 40여 만에 이른다. 숨진 사람은 최소 101명으로 집계된다. 또 지난해에만 1만1,000여명이 체포됐다.” 베이징 발 뉴스다.

십자가가 철거되고 교회건물이 파괴된다. 단지 기독교도란 이유로 체포되고, 맞아죽는다.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기독교는 세계 최대 종교다. 그 기독교는 동시에 가장 탄압을 많이 받고 있다는 보도다.

고난주간에 전해지는 기독교 박해 뉴스들. 불현듯 떠올려지는 것이 있다. ‘문명의 충돌’이란 말이다. 비(非)기독교 문명권에서 특히 박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가톨릭헤럴드지에 따르면.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 10개국 중 8개 국가가 이슬람문명권에 속해 있다.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수단, 에리트레아, 예멘, 이란 등등.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종교를 숨겨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기독교인임이 드러나면 맞아 죽는 것은 예사이고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되기도 한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은 걸핏하면 신성모독죄로 투옥되고 사형에도 처해진다. 그 신성모독죄란 것이 그렇다. 기독교 옹호발언만 해도 사형이 내려질 수 있다.

내전상태에 있는 이슬람 국가에서 기독교인은 공공연한 테러대상으로 단지 기독교도란 이유로 현장에서의 즉결처형이 공공연히 자행된다.

이슬람권이 아니다. 그런데 기독교 탄압이 극심하다. 인도다. 13여억 인도국민 중 기독교인구는 6,400만으로 전체인구의 5%미만이다. 그 인도에서 힌두 내셔널리즘이 확산되면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 기독교도 추방운동이다. 이와 함께 기독교에 대한 공격행위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이슬람권도 아니다. 힌두교와도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기독교 박해가 극심하다. 북한과 중국이다. 북한의 경우 기독교인은 멸절해야할 ‘국가의 적’이다. 중국에서도 상황은 점차 북한과 흡사해져가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길에 싸였다- 고난주간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전해진 또 다른 뉴스다. 프랑스 대혁명 직후의 혼란기도, 2차 세계대전의 참화도 견뎌냈다. 그 노트르담 대성당이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무너져 내리자 세계는 충격에 빠져든 것이다.


파리가 재난을 맞이했다. 아니 프랑스가, 더 나가 유럽이 재난상황을 맞았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한탄이다.

유럽 초기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나폴레옹의 황제즉위 미사가 거행됐다. 1944년 나치치하에서 프랑스가 해방되자 그 축하미사가 드려진 곳도 노트르담성당이다. 그러니까 프랑스의 상징, 유럽 역사의 한 귀퉁이가 무너져 내렸다는 탄식이다.

“화염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 이는 세계 종말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의 종교역사가 장-프랑수아 콜로시모의 말이다.

무슨 의미일까. 유럽은 하나의 거대한 교회였다. 그 유럽이 세속화되면서 극히 깨지기 쉬운 그런 허약한 영적 상황을 맞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기독교박해소식, 그리고 화염에 무너져 내린 노트르담 대성당. 뭔가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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