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한 내신과 시험점수가 절대적인 당락 기준 안돼, 학교마다 커트라인·체육특기생 등 전형 방법은 달라
▶ 대법관·대통령 등 많이 배출불구 40개 분야 임원 10%
‘지원자는 사상최대 합격률은 사상최저’ 아이비리그로 들어가는 문이 해마다 좁아지고 있다. 올 가을학기 아이비리그 대부분 대학의 지원자는 역대 최대로 치솟은 반면 합격률은 사상최저치로 기록을 경신하거나 더 낮아지는 추세다.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하는 지원자라면 더 철정하고 세심한 입시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아이비리그에는 어떤 기준을 거쳐 어떤 지원자들이 합격할까. 아이비리그는 미국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학교들일까. 졸업후의 모습은 어떨까. 아아비리그를 둘러싼 속설을 통해 진실을 알아본다.
▲ 가장 합격하기 힘든 대학?
아이비리그의 명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면 그 명성만큼 미국에서 가장 합격하기 힘든 대학일까? 아이비리그의 합격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대부분 한 자리수이다. 그만큼 입학 문호는 좁다. 2017년의 경우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는 28만여 명이 지원했고 이중 10% 미만이 합격통지를 받았다.
올 가을학기의 경우 하버드대의 합격률은 사상최저인 4.5%. 유펜(펜실베니아대학)도의 합격률은 7.44%에 머물러 지난해 사상최저치 8.39%를 갈아치웠다. 예일대 합격률은 5.91%로 최근 몇 년 사이 처음 6%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이비리그보다 합격이 더 힘든 대학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년간 스탠포드대학 합격률은 하버드대학보다 더 낮았다. 2018년을 기준으로 하면 스탠포드 합격률은 4.3%, 하버드는 4.6%를 기록했다.
이보다 더 바늘구멍 대학도 있다. 커티스음악 대학의 합격률은 3%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미국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명문대 10곳 중 아이비리그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등 4곳만이 포함됐다. 이외 MIT, 칼텍, 스탠포드, 줄리아드가 이름을 올렸다.
▲ 완벽한 성적과 시험점수
아이비리그 합격자라고 하면 완벽한 내신과 표준화시험 점수를 떠올린다. 물론 많은 지원자들이 여기에 부합하고 두 가지 요건은 입학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인 것은 맞지만 당락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사실 아이비리그의 거의 모든 지원자들은 이런 학업 성취도를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여기서는 아이비리그와 유사한 입학전형을 시행하는 스탠포드대학의 예를 들어보겠다. 지난 2015년 스탠포드에는 총 4만2,497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중 약 5%인 2,142명이 입학허가를 받았다.
합격자들의 스펙을 살펴보면 76%가 GPA 4.0 이상이다. 이 말은 24%는 완벽한 GPA가 아니라는 뜻이다. 또 97%는 석차가 상위 10%였는데 즉 3%, 29명은 학급에서 넘버 1이 아니었다.
전체 지원자 중 SAT 수학 영역에서 800점 만점을 학생은 18%에 불과했으며 이 중 9%만이 합격했다. 이런 예에서 보듯 스탠포드나 아이비리그 대학은 단지 퍼펙트한 스코어를 가진 학생을 찾는 게 아니다. 내신과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은 시간은 인상적인 과외활동에 보내라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 전형은 동일?
아이비리그라는 이름 아래 있는 만큼 각 대학들의 입학 전형이 같을 것이라고 생가하기도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같은 아이비리그 합격생이라고 해도 학교에 따라 도 스포츠 종목에 따라 전형 방법을 달리 한다.
예를 들어 SAT 커트라인은 예일, 하버드, 다트머스 모두 다르다. 이번에 초대형 대학비리 스캔들로 문제가 된 체육특기생 전형 역시 같은 하버드대학이라고 해도 풋볼과 소프트볼의 경우 모집 방법과 입학 허용 인원이 차이가 난다.
▲ 가난한 학생들이 더 늘었다고?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입학 사정에 있어 지원자의 재정상황을 고려할까 안할까.
사실 거의 반세기 동안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지원자들의 재정적 상황으로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특히 최근에는 더 많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연 수입 6만5,000달러 미만 가정 출신의 학생들을 배려해 기숙사와 등록금을 포함하는 풀스칼라십을 더 많이 제공한다.
지난해 하버드대학은 학생들의 인종과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한 새로운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 교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홍보했었다. 이런 일련의 정책들은 아이비리그에 예전보다 더 많은 가난한 가정과 노동자 가정의 학생들이 입학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그렇다면 정말 현실에서 그럴까. 그렇지 않다. ‘기회균등 프로젝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프린스턴, 예일, 다트머스, 유펜, 브라운대학의 경우 소득 상위 1% 출신의 학생들이 하위 60%의 학생들 보다 더 많았다. 뉴욕타임스의 2017년 보도에서도 다트머스, 프린스턴, 예일, 유펜, 브라운 등 5개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한 명문대 38곳을 조사한 결과 소득 상위 1% 출신 학생 비중이 하위 60% 출신학생보다 최대 3배 이상 많았다.
그 뿐 아니다. 저소득층과 중산층 학생들의 등록률이 가장 높은 명문대 탑 10 리스트에 아이비리그 대학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아이비리그가 겉으로는 경제적 상황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이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 아이비리그 출신이 미국장악?
미국 최고의 대학들로 손꼽히는 아이비리그. 졸업생들도 미국 사회에서 리더 자리를 꿰차고 있을까. 어느 정도는 예상에 근접한다.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기관 중 몇 곳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대법관 9명 중 7명이 아이비리그 학부 출신이며 9명 모두 하버드나 예일대에 법대를 다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의 모든 대통령은 아이비리그에서 학위를 받기도 했다.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 비즈니스나 정계에서의 아이비리그 위치는 기대에 못미치고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UC 리버사이드가 2017년 정부 등 15개 분야 임원직 3,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아이비리그 출신은 고작 10%에 불과했다.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은 출판, 저널리즘, 예술 등 미디어 분야에도 많이 진출했는데 예상과 달리 절대적으로 소수다. 즉 아이비리그 졸업이 미국 주요 분야에서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이에 반해 영국은 미국과 조금 상황이 다르다. 영국 양대 명문 옥스퍼드와 캠브리지대 졸업생이 엘리트 포지션을 장악하고 있다. 역대 영국 총리 4분의3이 양 대학 출신이며 판사, 언론인, 공무원의 다수도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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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