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주택가격 올라도 일부 지역은 집값 하락, 집값 급등하면 주택거래량 떨어지는 게 보통
▶ 30년 고정 모기지금리 하락세, 바이어들 ‘환영’
당초 우려와 달리 주택 시장이 순항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주택 거래 감소로 올해 주택 시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정체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모기지 이자율이 예상과 달리 하락하면서 주택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바이어와 셀러는 이와 같은 주택 시장 흐름을 이해해야 적절한 매매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다. 주택 시장 흐름을 이해하려면 주택 시장 관련 각종 지표를 참고해야 하는데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지표도 많다. US 월드뉴스&리포트가 주택시장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주택 시장 지표를 분야별로 정리했다.
■ 주택 가격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재판매 주택의 중간 가격은 전년보다 약 3% 오른 약 25만 4,000달러를 기록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매월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고 있다”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NAR이 발표하는 주택 가격은 전국 주택 가격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하지만 각 지역별 주택 가격 흐름이 반드시 전국적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전국 주택 가격이 상승추세라도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는 지역도 있다. 따라서 지역별 주택 가격 흐름을 이해하려면 별도의 지표를 참고하는 것이 좋은데 연방주택금융국(FHFA)이 발표하는 가격 지수가 대표적이다.
FHFA의 가격 지수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주의 주택 가격이 오름세를 기록한 가운데 아이다호, 네바다 주의 가격 상승 폭이 월등히 높았다. 반면 노스 다코다와 코네티컷 주의 경우 가격 상승 폭이 1%에 그칠 정도로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았다.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의 커트 유소스키 경제 부문 부차관보는 “2000년대 중반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가 침체기에 폭락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주택 가격 등락폭이 크지 않은 지역도 있다”라며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의 주택 가격이 침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라고 설명했다. 계절 요인이 감안된 가격과 그렇지 않은 가격 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택 가격 흐름을 이해할 때 참고하는 것이 좋다.
계절 요인이 감안되지 않았을 경우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 겨울철 주택 가격은 정체하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전분기 가격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의 랠프 맥래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정 계절의 주택 가격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야 정확한 가격 변동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주택 거래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 일반적으로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NAR에 따르면 올해 1월 주택 거래는 전달보다 약 1% 감소한 약 500만 건(연율 환산) 이뤄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약 8.5%나 감소한 수치로 주택 수요가 가장 높은 25만 달러 미만 가격대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면 전반적인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라며 “하지만 단기간에 걸친 주택 시장 정체 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용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모기지 이자율 하락 현상이 나타나 봄과 여름 기간을 거치는 동안 주택 거래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윤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주택 거래와 관련된 지표를 이해할 때 주택의 형태를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주택 거래 지표는 전체 주택 거래와 재판매 주택 거래, 신규 주택 판매량 등으로 구분해서 집계된다. 재판매 주택은 기존 주택 보유자가 내놓은 주택을 뜻하는 것으로 주택 거래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규 주택은 주택 건설 업체가 건축해서 분양하는 주택으로 전체 주택 거래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미만으로 매우 낮다. 따라서 신규 주택 판매량이 늘었다고 해서 전반적인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 주택 건설
연방센서스국과 HUD가 발표하는 주택 건설 지표는 미래 주택 공급량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주택 완공 건수는 약 100만채로 전년보다 약 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건설이 이처럼 부진을 겪고 있는 원인은 인건비 상승과 건축 자재비 상승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기 대침체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주택 건설업계가 이후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주택 건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유소스키 HUD 부차관보는 “주택 개발용 부지를 보유한 주택 건설 업체들이 주택 시장 침체 발생 뒤 현금 흐름 유지를 위해 부지를 대거 처분한 것도 주택 건설량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매물 재고량
주택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의 숫자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변동한다. 변동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주택 가격이다. 주택 가격이 구입자들의 구입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오르자 아이러니하게도 매물량은 최근 조금씩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HU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주택 매물량은 시장 대기 기간 약 6개월에 해당하는 약 34만 4,000채로 집계됐다. 시장 대기 기간은 주택 판매 속도를 감안, 현재 나온 매물이 모두 소진되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이다.
지난해 12월 재판매 주택 매물량은 대기 기간 약 4개월에 해당한 약 159만 채로 신규 주택 공급에 비해 부족한 수준을 나타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봄철 주택 매물 재고량이 가장 낮았다”라며 “최근 매물량이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매물량이 수년째 좀처럼 증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신규 주택 공급 감소와 주택 보유 기간 연장 때문이다. NAR의 조사에 따르면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은 약 10년으로 2008년 이전보다 수년간 늘어났다.
■ 모기지 이자율
지난해 12월 8년래 가장 높은 수준(약 4.55%)으로 급등했던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주택 구입자들이 반기고 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2월 기준 금리 정책에 대한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이 이자율 하락을 이끌었다”라며 “금융 시장이 연준의 입장을 올해 안에 기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이해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이자율은 일반적으로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와 연동해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경제 위험이 높아지면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국채 매입에 나서게 되는데 국채 수요 증가로 채권 이자율이 떨어지고 이에 영향을 받는 모기지 이자율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낸다. 맥래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 시장에 위험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으로 투자 자금을 전환하면서 모기지 이자율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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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